유원희 사단법인 한국예술행정협회장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대형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 동남아일대와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전역은 물론 미국에 까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기본으로 손 씻기, 다중 이용시설 자제, 행사나 이벤트 취소, 자체 방역 강화, 해외여행 자제 등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검사비만 10억 원이 넘게 소요되고 있다. 이렇듯 재난이나 천재지변에 대비, 최선을 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그래야만 한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적 재난사태에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엉뚱하게도 문화예술계이다. 이번 코로나19 창궐로 여러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문화예술계의 피해가 큰 것은 공연이나 전시가 1~2년 전부터 준비를 하고 티켓을 판매하는데 단 1일이나 단기간에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이벤트성 행사나 축제,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무료공연은 취소돼야 마땅하다.

문화관광부는 긴급재난이니 공연을 취소하거나 자제하라고 공문을 보낸다. 하지만 이것을 받는 예술계는 치명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쳐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연취소 사례를 보면 서울의 대형극장 대부분은 안전대책을 세우고 실시하는데 반해 지방은 취소사례가 매우 높다. 극장 자체 기획공연은 정부 권고에 따라 취소하고 있지만 민간의 대관공연은 지속하는 사례 역시 합리적이지 못하다. 공연취소에 따른 피해보상도 없고 공연이 있다 해도 관객이 오지 않기 때문에 예술계는 이래저래 어려움에 처해 진다. 공연장은 대부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데 아직까지 공연장에서 질병 전파사례도 없을뿐더러, 건물 특성상 층고가 높고 환기를 계속 시키는 공조시스템이라 다른 시설보다는 더욱 청결한 곳이다.

메르스, 사스, 조류독감, 코로나, 열병 등 질병이 발생할 때마다 가장 먼저 실시하는 것 중 하나는 공연 취소이다. 매사 불여튼튼이고 안거위사(安居危思: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해야 함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주기적으로 질병이 오는데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계속 대응할 것인가. 문화관광부는 공연부터 취소하고 현명한 대책을 세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재난에 따른 예술계의 생계지원이나 공연, 전시의 탄력적인 시행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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