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래 대전서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금 번 겨울은 눈 구경도 제대로 못한 채 패싱(?)하고 있다. ‘우수, 경칩 지나면 대동강도 풀린다.’는 속담처럼 두 절기가 지나면서 봄기운에 초목의 물오름이 바빠진다. 고샅 영춘화가 맑게 웃고 목련 꽃봉이 잔뜩 부풀어 있다. 매년 3월이 되면, 신학기를 맞아 새 책(교과서)과 새로운 친구, 새 담임 선생님 등 궁금증과 설렘으로 발걸음이 가벼웠고, 한 학년이 올라간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교실을 들어섰던 기억이 파노라마다.

나무와 숲 그리고 인간의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태교부터 생활필수품으로 도서, 가구와 난방은 물론 생의 끝자락에까지 깊숙이 연관된다. 국토의 67%는 숲과 산림이다. 숲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높여 인간 삶의 질을 위한 공유점 연구는 더 절실하다.

현실에서 지친 학생들의 학습효과 증진과 인성 함양을 위해 숲과 동화하며 삶의 방법을 익히고 기본에 충실한 인간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숲을 포함한 자연에서 학습한 효과는 빠르고 쉽게 전달되며 심리적 안정감이 오래 남는다는 연구 결과는 상식이다. 다행히도 대전에는 산림청을 비롯한 복지진흥원, 체험원, 산림욕장, 휴양림, 교육원 등 숲과 관련한 공공기관들이 즐비하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보이는 곳이 숲이고 머무는 곳이 자연이다. 하루 종일 자연과 친교 하며 공감하는 일은 차별과 조건이 없다. 풀과 꽃, 나무 이름은 몰라도 된다. 자연에서는 쉬운 것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하면 된다. 차례도 순서도 없고 처음과 끝을 구분하지 않는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 상태로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워야 비로소 인간의 본성이 회복된다고 보았다. 단순한 전통적 주물식(틀고정) 교육만으로는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론은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다.

숲을 닮은 자연학교 숲 체험 교육시설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 자칫 정규과정에 적응이 불편하고 일상에 지친 학생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자연의 순리를 익히는 배움터다. 현대적 감각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과 체험 위주의 운영이 중요하다.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자연을 찾아 가르칠 때 아이들이 훨씬 강하고 어려움을 잘 극복한다며 자연학습을 주장했고,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는 것으로 식물재배, 탐구와 관찰, 흙 놀이, 숲 체험 등을 통한 땅의 소중함을 노작활동으로 강조했다.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 속에서 정서를 순화시키고 생명체의 소중함을 공유하며 대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성장과 성숙을 기대한다. 숲은 엄마의 품속 같다고 한다. 나무들이 더불어 사는 것이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같다. 자연 감수성과 교감능력으로 숲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공존하듯 인간 세상사도 같은 이치다. 한 나라의 미래는 숲에 달려있다는 말은 숲과의 관계를 은유한다. 한밭의 지형적 이점과 숲 관련 공기관들의 특점을 융합해 자연을 품은 학교 숲 속 교실에서 학생들의 환한 웃음과 꿈을 보고 싶다. 이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할 때다. 지금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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