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레드마운틴야구장에서 ‘엄지척’ 세레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애리조나=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한화이글스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 레드마운틴야구장.

반팔과 반바지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가 있다. 8~12℃ 쌀쌀한 날씨에도 그는 “열정이 넘쳐 몸이 뜨겁다. 그래서 (반팔과 반바지를) 입었다”고 말했다.

한화의 주장 이용규다.

이용규를 27일(현지시간) 레드마운틴야구장에서 만났다.

그는 이번 시즌 선수단으로부터 주장으로 선출됐다. 이용규는 “지난해 일이 있지 않았나. 선수들이 배로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뽑아준 것 같다”고 선출 소감을 밝혔다.

이용규는 지난해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 FA 계약 직후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구단은 이용규에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난시즌 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시즌 더욱 잘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며 “못해도 내 실력, 잘해도 내 실력이다. 그러나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다. 이 또한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다.

이용규는 “연습·자체경기를 치르며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다. 폼을 작게 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면서 “더욱 강한 스윙을 하려 한다. 파울이라도 강한 스윙에서 나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주장의 책임감도 보였다. 그는 팀 분위기를 위해 ‘엄지척’ 세레모니도 만들었다.

이용규는 “지난해 야구팬의 입장으로 많은 경기를 봤다. 세레모니 하는 팀이 부러웠다”며 “세레모니를 통해 선수들이 더 밝아지는 것 같았다. 팬들도 응원할 때 재미를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참 형들한테 세레모니를 부탁했다. 팀 문화로 만들고 싶다”면서 “결코 장난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후배들을 향한 당부도 이었다. 그라운드에서는 보다 독해져야 한다는 바람이다.

이용규는 “한화 선수들이 유난히 착하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는 감정을 표출할 필요가 있다”며 “예의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받아주겠다. 이를 통해 팀 내 욕심이 생기고 팀이 더욱 강해진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해 각오를 밝히는 그의 눈에는 힘이 가득했다.

이용규는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선수들과 약속했다. 땅볼을 쳐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팬들이 원하는 야구라 생각한다. 팬들이 야구장에 오고 싶도록 끈질긴 야구를 선보이겠다”면서 “개인목표는 없다. 그저 시즌 끝난 후 ‘한화랑 이용규 야구 잘했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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