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연기 따라 긴급돌봄 제공, 단 7명 신청… 2차감염 걱정돼
연차·돌봄휴가제 활용 권고…열악한 일자리선 ‘그림의 떡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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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아이한테 제일 미안하죠.”

급속도로 퍼지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상 초유의 유·초·중·고교가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부모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등 갑작스런 공백에 맞벌이 부부들은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보내도 문제”라며 속을 태우고 있다.

‘혹시 우리 아이만 나오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2차 감염 우려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돌봄’ 신청자를 받았다. 각 교육청들은 2020학년도 신입생 및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긴급 돌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맞벌이 가정 등 불가피한 돌봄 교육 수요자들을 위해 내달 2~6일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긴급돌봄은 돌봄교실 신청 대상 학생 여부와 상관없이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돌봄 전담사뿐 아니라 교직원이 함께 돌봄형태로 운영이 된다.

대전지역의 돌봄수요를 조사한 결과, 대전 모 초등학교의 경우 긴급돌봄 수요자가 1·2학년뿐으로 단 7명만 신청했다.

학교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우려로 학부모들의 신청이 평소보다 적었다”며 “아마 단체로 한 공간에 있으니 불안감에 가정에서 돌보는 움직임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때마다 미안함이 크다.

학부모 손모(31) 씨는 “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지내면 접촉자가 누군지 정확히 알 수도 없어 보내고도 불안하다”며 “크미 주변에선 친정엄마와 남편과 아는 언니 등 인력을 총동원해 돌아가면서 연차까지 쓰며 애를 돌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9살과 7살 자녀를 둔 국문영(45·여) 씨는 “어제 아이가 갑자기 열이 있대서 급히 아이 둘만 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직장으로 나왔다”며 “만일의 상황에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연차를 쓰거나 이웃에 맡기는 것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코로나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맞벌이 부부들의 근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휴원·휴교 시 부모일방 또는 부모교차 국가공표휴가제 동시 시행청원글도 올라왔다. 정부도 연차나 가족돌봄 휴가제 등 적극 활용을 나서고 있지만 맞벌이 자영업자 등 노동자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워킹맘 김모(37) 씨는 “회사에 앉아있으면서도 잘하고 있는 건가 생각이 수도 없이 든다”며 “회사에선 눈치 보이고, 도시락까지 싸서 보내며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어 아이만 보면 안쓰럽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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