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孝 - ‘코코’

▲ 영화 ‘코코’

[충청투데이 심지혜] 멕시코에는 '죽은 자의 날'이라는 대표 명절이 있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지를 기리며 그들의 명복을 비는 명절이다. 영화 '코코'는 이 명절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의 화자는 대대로 신발을 만드는 리베라 가문의 미구엘이라는 소년이다. 미구엘은 가수를 꿈꾸지만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하기위해 가족을 버리고 떠난 뒤로 리베라 가문에서는 음악을 금기시 한다.

그러나 꿈을 포기할 수 없는 미구엘은 가족들 몰래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기 위해 고조할아버지의 기타를 훔쳐 도망친다.

하필 그 날은 '죽은 자의 날'. 미구엘은 망자의 물건을 훔친 죄로 사후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미구엘은 그 곳에서 고조할아버지 헥터를 만난다. 헥터는 사후세계에서조차 죽음을 앞두고 있었는데, 가족 중 유일하게 헥터를 기억하는 딸 코코의 의식이 점점 희미해져갔기 때문이다.

미구엘은 이승으로 돌아와 코코에게서 헥터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헥터가 어린 딸 코코에게 불러주었던 'Remember me'가 바로 그것이다. 그 덕분에 코코는 아버지를 다시금 떠올리고, 가족들도 제단에 헥터의 사진을 올려놓는다.

영화를 보며 할머니께 죄송스러워졌다. 눈으로 볼 수 없어도 때때로 추억하겠다고 다짐도 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뒷전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년 돌아오는 제사도 번거롭다고 투덜댔다. 펑펑 울고도 철없는 손녀를 헥터처럼 그리워할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효는 부모가 내 곁을 떠나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곁에 없다면 1년에 두어 번이라도 그들을 기리는 것이 남아있는 자녀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효가 아닐까. 심지혜 기자 wisdo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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