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증가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27일 확진자가 전날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환자가 속출하니 안전지대는 없어졌다. 감염 경로를 알기 어려운 2, 3차 감염환자가 무더기로 나와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 대전에선 간호사 감염으로 중부권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병원까지 지정됐다.

통상 바이러스는 날씨에 결정적 영향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 힘이 약해져 전파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는 따뜻한 나라에서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약화를 예단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초여름 날씨와 비슷한 최고기온 26~35도인 동남아 국가에서 확진자가 잇따르니 말이다. 26일(현지 시간) 현재 싱가포르 93명, 대만 32명, 태국 40명, 호주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중동 국가인 이란도 139명의 확진자와 19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고온에서 전염력이 떨어질 거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감염병과 전쟁에서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단계로 올린 건 역대 두 번째다. 2009년 74만 명을 감염시켰던 신종플루도 ‘심각’단계까지 갔었다. 5월 첫 감염자가 나오고 소강 국면을 보이나 싶더니 3주 만에 감염자가 폭증했다. 발병 두 달 뒤엔 하루에 9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패닉상황에 빠졌었다. 6개월 만에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확보되면서 상황은 1년여만에 종료됐다. 신종플루가 여름을 지나면서도 기승을 부렸던 기억을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 감염병처럼 기온이 오르면 소멸할 거란 낙관은 금물이다. 코로나19는 신종플루보다 전파력이 강력하다. 신종인 까닭에 백신 개발에도 상당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말처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고 백신 개발도 중요하다. 장기전에 맞게 방역체계를 검역에서 진단중심으로 전환하고 경증과 중증환자 전담 진료기관 분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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