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체감 경기 악화 81.2%
메르스 당시 71.5%…매출 감소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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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쇼크로 충청권의 소비심리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 속도가 빠르고 장기화되는 추세라 향후 소비심리 충격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26일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101.0)보다 4.7%p나 내린 96.3을 기록했다.

이달 하락폭은 메르스 사태가 터진 2015년 6월(-3p)보다 1.7p 높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사실 이번 조사치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조사 시점이 지난 10~20일로 코로나가 전국 단위로 퍼지기 전이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조사됐다”면서 “현재 심각해진 지역 상황이 덜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달엔 더 악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소비심리의 악화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충남연구원 발표한 ‘코로나로 인한 충남 소상공인의 영향 모니터링 및 대응방안 분석’ 결과를 보면 코로나로 인한 충남 소상공인의 체감경기 악화는 81.2%로 조사됐다.

이는 메르스 사태 당시 71.5%에 비해 약 9.7%p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92.6%) △서비스업(87.8%) △도소매업(77.4%) 순으로 높게 나타나 생활 밀접 업종일수록 타격이 컸다.

소비심리가 메르스 당시보다 급격하게 꺾이자 백화점과 전통시장 등의 매출액 감소도 속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 6월 메르스 때 지역 백화점의 매출은 10%대 중반 감소에 그쳤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자 매출액은 감소폭은 10%대 후반으로 늘었다. 전통시장과 지역 상점가의 매출액 감소는 메르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메르스 당시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50%대 이상 크게 감소했지만, 최근엔 70~80%대로 감소폭이 증가했다. 지역 상점가 역시 매출 감소는 메르스 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 사태가 메르스 때보다 지역사회 전파 속도가 빠르고 장기화되는 추세라 향후 소비심리 충격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수현 상점가총연합회 대전시지부장은 “메르스 때는 경제 회복 속도가 빨랐는데 코로나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역 경제는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지역 자영업자는 정말 폭망(폭삭 망함)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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