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가짜 신상정보·동선 등
SNS·메신저 확산… 주민 불안 가중
경찰 “신고접수 사례 한 건도 없어”
수사당국, 관련사실도 파악 못해

[충청투데이 전종규 기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천안에서 코로나 관련 거짓정보들이 온라인을 통해 기승을 부리며 공포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가짜정보들은 카카오 단톡방이나 메신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시민불안을 부추기고 있는데도 수사당국은 ‘강건너 불구경’식이다.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25일 오전 11시 천안에서 40대 여성이 신종코로나 양성판정이 났다는 공식발표가 있은 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메신저를 중심으로 이 여성 확진자와 관련된 가짜 신상정보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회원수 수 천여명에 달하는 한 온라인 카페 대화방에는 '천안 여성 확진자정보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이 확진자 거주지와 근무지는 물론 남편의 직장 등 인적사항을 상세하게 올려놓았다. "신천지 교인으로 신불당 더샾아파트에 거주한다." "대동다숲 아파트 어린이집 선생님이다"등이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또 동호회나 친목단체가 운영하는 단체대화방에서는 이 여성 확진자의 최근 동선까지도 구체적으로 퍼져나갔다. "지난 16일 경북 안동 확진자 4명이 다녀간 천안 목천식당에 이 여성확진자가 다녀갔다"거나 "두정동의 한 식당에서 어머니와 식사를 했다" "불당동 앙즈로 병원 빵집에서 일했다" 등이었다. 이 가짜정보들은 SNS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급속히 전파됐다.

2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날 오후에는 ‘천안시 출처’라면서, 댄스강사인 이 여성확진자가 다니는 9곳의 교습센터와 확진자의 교습일정이 담긴 파일이 급속히 전파됐다. 그러나 취재결과 대부분이 이 확진자와 관계가 없거나 실체가 없는 곳들이었다.

이런 허위정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확진자의 거주지로 지목된 해당 아파트와 인근주민들은 하루종일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지목된 음식점이나 빵집, 편의점 등은 쇄도하는 확인전화로 일찌감치 장사를 접어야 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사당국은 관련 사실조차 파악 못하는 등 사실상 정보수집에 손을 놓고있어 지역사회에 불어닥친 코로나 공포에 ‘뒷짐을 지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천안에서 신종코로나와 관련 가짜정보가 신고 접수된 사례는 한건도 없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신속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24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심각한 국민불안을 야기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적극적 수사와 공소유지를 통해 실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일선지청에 하달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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