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국난(國難)으로 지역경제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심각’단계로 위기경보를 격상하고 대구·경북이 사실상 봉쇄됐다는 소식에 불가피한 업무가 아니면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집 외에는 안전지대가 없다는 공포감으로 소비활동은 최악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겐 기약 없이 힘든 날이 반복되고 있다. 학원이나 교습시설은 휴업권고에 따라 문을 닫았지만 임대료 걱정이 태산이다.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임시휴업을 고민하는 영세자영업소도 부쩍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세자영업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고 나선 건물주들이 있어 화제다. 충남 홍성 번화가로 꼽히는 명동상가 건물주 13명이 상인들과 고통을 나누겠다며 임대료 인하에 선뜻 나섰다. 손님이 없어 고통받는 상인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착한임대료 운동'에 나서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한다. 건물주와 상인이 뭉쳐 코로나 위기 극복에 나섰다니 '아름다운 동행'이라 평가할 만하다. 동참한 건물주 13명은 32개 점포 임대료를 코로나19가 종식될때까지 10% 인하할 예정이다.

착한 임대료 운동은 전주 한옥마을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경기도 김포와 수원시에서도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을 돕자며 추진 중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 사태 이후 97.9%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최근 마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애로자금지원' 접수 건수도 메르스 때보다 2배 이상 많다고 한다. 경제 타격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세입자의 어려움을 헤아려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의 통 큰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감염병으로 전 국민이 어려울 때 상생과 배려의 문화를 모범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홍성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충청권 전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지자체나 공공기관도 소유시설 중 민간에 임대한 건물이나 점포는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는 모범을 보일 때다. 엄중한 시기를 고려, 임대료 인하 건물주에겐 한시적 세제지원 같은 인센티브가 부여된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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