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현장 방역용품 없어 비상
모임 취소에 식당들 전전긍긍
온라인 쇼핑몰은 주문량 급증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충북경제의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파트 분양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현장에서는 방역용품을 구하지 못해 언제 라인이 멈출지 모르는 상황이다.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고, 온라인쇼핑몰은 몰려드는 주문량을 가까스로 소화하고 있다.

전국 최장기미분양 지역인 청주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빠르게 미분양이 소진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예정된 아파트 분양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렸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건설사들은 분양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탑동2구역 재개발사업으로 1368세대를 공급할 예정인 원건설은 애초 다음달 20일 견본주택을 오픈할 예정이었다. 탑동2구역 재개발사업의 일반분양분은 1106세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분양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원건설 관계자는 “3월 20일을 예정하고 견본주택을 건설 중인데 현재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다음달 청주동남지구에 562세대를 공급할 예정인 동양건설산업도 분양 일정 확정에 애를 먹고 있다. 동양건설은 4월에도 청주 오송 바이오폴리스에 2407세대를 분양할 예정이었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4월에 총선이 있기 때문에 동남지구는 3월 말을 분양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있었다”며 “만일 동남지구 분양이 연기된다면 오송 바이오폴리스의 분양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내 중소기업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도내 중소기업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건수와 금액은 61개사에 239억원이다. 피해업체들은 지금까지 수출기업들은 발주 지연, 수출계약 취소, 선적이 지연되는 경우, 원자재 수급 지연, 전시회 참가하는 경우 많은데 전시회 취소된 참가비용 손실 등을 호소해 왔다. 하지만 증평에 이어 청주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생산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내 대표 제조기업인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서는 밀접접촉자가 발생했지만 현재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한 숨을 돌렸다. 밀접접촉자는 SK하이닉스 직원 3명과 협력사 직원 2명인데, 대부분 음성으로 나왔고 1명은 결과를 대기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들과 접촉한 23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SK하이닉스는 또 이날부터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실시했다. 출입구 체온 전수조사는 물론 인력 밀집을 막기 위해 출퇴근 시간·식당 운영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혹시 모를 확진자의 이력 관리를 위해 공유좌석제도 잠정 중단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방역용품을 못 구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한 한 제조업체는 “평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비했는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난주부터 기존 거래업체에서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직원 중에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생산라인 전체를 멈춰야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주말 청주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온 후 24일부터 직장인들의 각종 모임과 회식 등이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이에 따른 자영업자의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운천신봉동의 한 횟집 대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한참 손님이 줄어 고전하다 지난주에는 조금 회복됐었다”며 “하지만 주말이 지난 후 24일 점심 손님은 평소 10분의 1 수준인 4명에 불과했고 35명으로 예정됐던 26일 예약도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판매가 안 되니 식자재 구매를 줄일 수 밖에 없어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면 구매를 꺼려하는 소비심리가 확산되면서 인터넷 쇼핑몰은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배송가능량의 한계로 인해 원활한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게시판에서는 인근 대전에서 한 인터넷쇼핑몰의 신선식품이 모두 품절로 뜨고 있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다른 인터넷쇼핑몰의 배송담당자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본격화되고 나서 특히 아침에 배달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300% 가량 주문량이 늘어난 것 같다”며 “배송기사들이 최대한 소화하고 있지만 배달 가능 역량을 넘어서는 주문량은 일부 지역에서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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