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하트·손 세정제 선거운동
개인정보법·긴급 추경 제안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4·15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도내 선거전이 코로나19 발(發) '얼음모드'에 빠졌다. 24일 국회 본회의가 전격 취소됐고,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대면접촉 선거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연기까지 주장하고 있다. 최대변수로 부상한 코로나19가 여야의 총선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의 충북지사 선거전이 이번 총선과 오버랩(Overlap)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는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를 상대로 겨우 1만 4963표(2.07%)를 더 얻는 초접전 끝에 재선고지를 밟았다. 선거 이후 윤진식 후보 캠프와 보수층에서는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가 결과적으로 진보진영의 대동단결을 이끌어냈다며 이를 첫 번째 패인(敗因)으로 꼽았었다. 지사 선거전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외부요인'이 당락에 작용했다는 것이다. 보수계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라는 예상밖의 요인이 없었다면 윤진식 후보가 2.07%를 이길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4·15 총선은 '코로나19'라는 거대변수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를 통해 여당 또는 야당에 각각 유불리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후보자들의 선거운동과 무관하게 정부와 각 지자체의 방역 등 책임소재가 총선판을 뒤덮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북지역의 '코로나19' 사태가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면서 일단 선거열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상태다. 충북도는 슈퍼 전파지 역할을 하고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와 도내 접촉자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24일 오전 충북도의 발표에 따르면 확진자 접촉자는 전날 오후 8시 기준 171명으로 22일보다 56명 증가했다. 도내 확진자는 총 3명이다.

문제는 총선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1344명(입국 미정 106명) 가운데 834명이 기숙사에 입소하고 원룸 등 자가격리자가 무려 404명에 달한다.

여야 주자들은 소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며 '코로나19' 대응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김형근 예비후보(청주 상당)는 보도자료를 내고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긴급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같은 당 이현웅 예비후보(청주 상당)는 확진자와 접촉자의 동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코로나19 개인정보법' 제정을 제안했다.

미래통합당 황영호 예비후보(청주 청원)는 충북도와 교육당국을 향해 "중국인 유학생을 전원 기숙사에 자가격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경대수 의원(증평·진천·음성)은 페이스북에 "청주 30대 부부(확진자) 중 아내 A씨가 증평에 위치한 송원칼국수에서 식사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적는 등 확진자 동선 알리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색 선거운동도 전개된다. 통합당 신용한 예비후보(청주 흥덕)는 유권자에게 손세정제를 뿌려주며 얼굴을 알리고 있고, 같은 당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은 악수 대신 손하트로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지만 여야의 공천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민주당은 24일 경선 스타트를 끊었다. 제천·단양 선거구에서 이후삼 의원과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간 경선(24~26일 권리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을 통해 공천장이 결정된다. 민주당은 27~29일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곽상언 변호사와 성낙현 보은지역자활센터장을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한다. 정치1번지 청주 상당은 김형근·정정순·이현웅 민주당 예비후보 3인 경선으로 다음달 1~3일까지 치러진다.

통합당은 이번 주내 상당 선거구도 결론을 낼 예정이다. 정우택 의원이 5선 기록 작성에 나선 가운데 윤갑근 예비후보는 "경선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며 단수공천 가능성을 내비쳤다. 통합당은 아직 8곳 중 단 1곳도 공천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앞서의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이미 거대변수가 됐지만 향후 4년의 대표자를 뽑는 총선이 유야무야(有耶無耶)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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