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칠 대전시의회 의원

많은 사람들이 대전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이 ‘93대전엑스포’라고 얘기한다. 그만큼 대전엑스포에 대한 인상이 많이 남아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전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특별히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전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기울이면 대전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리서로 알려져 있는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대전의 가치와 위상을 명확하게 설명해 놓았다. 택리지 총론 첫줄에 조선 최고의 길지는 공주목 갑천 양안(公州牧 甲川 兩岸)이라고 대전(공주목 갑천 양안)을 정의해 놓았다. 이중환은 30년간 전국을 다니면서 4가지 기준을 비교해 “세물줄기(갑천, 유등천, 대전천)가 합해지는 갑천은 들판이 아주 넓으며, 사방의 산(보문산, 식장산, 구봉산, 계족산, 계룡산)이 맑고도 곱다. 세 줄기 큰 냇물이 들 가운데서 합쳐져 이 물들을 모두 논밭에 댈 수가 있다”고 하고 “대를 이어 영원히 살만한 곳이다”라고 했다. 예전엔 대전천을 중심으로 주거 상업 행정 중심지가 형성됐고, 현재는 갑천변을 중심으로 그러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그럼에도 정작 대전은 그 가치를 활용하는 데는 소홀히 했다. 대전시민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 왜냐하면 조선시대 대전은 대전천을 중심으로 회덕현, 갑천을 중심으로 진잠현으로 나뉘고 그 사이 대전천, 유등천, 갑천 안쪽은 충청도 관찰사가 있던 공주에서 직접 관할했기 때문이다.

대전이 조선 최고의 길지임에도 대전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마땅히 가 볼만한 명소가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매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전의 명소를 찾아보면 4계절 이용자가 끊이지 않는 계족산,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낼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는 장태산 휴양림, 미술전공자라면 반드시 들려가는 장소로 자리매김한 대전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대전의 명소다. 인근의 한밭수목원과 예술의 전당은 도심속에 잘 갖춰진 문화와 휴식의 공간이다. 이와 함께 유성은 60년대부터 전 국민이 즐겨 찾던 온천휴양지다. 카이스트의 외국인 총장이었던 러플린은 “앞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는 갑천이 될 것이다”라며 갑천을 알리고 갑천 둔치를 애용했다는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대전의 강점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알리는데 소홀했다. 제주도가 동네 마을길에 이야기를 입혀 올레길을 만들고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볼거리와 먹거리를 추가해 올레길이라는 명품을 만든 과정을 잘 들여다볼 일이다.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찾아올 수 있도록 조선 최고의 길지 대전을 시대에 맞게 재조명해 대전의 명품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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