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란 수필가. 본인 제공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정신없는 나날이다. 새해 맞이를 끝내니 다양한 이슈가 넘친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멍하니 있는 것도 좋다.하루종일 잠에 빠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책 한 권과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옹골진 책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김종란 수필가가 소후에서 ‘옛 그림 잦추기’를 펴냈다.

흔히 볼 수 있는 그림 해설 책이 아니다. 옛 그림 에세이다. 작가는 우리의 옛 그림과 눈을 맞췄다. 옛 사람들과는 귀엣말을 나눴다.

이에 자신의 무의식적 세계와 열망을 더했다.

책에는 33편의 옛 그림이 담겼다.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에 전시된 작품들이다.

작가는 옛 그림에 모순되고 어긋난 사회를 빗댄다.

때로는 기존 그림에 등장하지 않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봇짐장수, 소몰이꾼, 동네 아낙, 까막눈 어미, 궁녀, 노름꾼 등이다.

이들을 통해 불평등한 계급사회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낸다.

책은 희로애락(喜怒哀樂) 4부로 구성됐다.

만사가 희로애락의 삶 속에서 반복됨을 뜻한다.

옛날의 사건은 오늘날에도 되풀이된다. 옛 사람이나 우리나 정서는 한결같다. 결국 작가는 옛 그림에 오늘과 우리를 빙의한다. 독자는 공감과 공분을 느끼며 옛 시대를 체험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칼칼한 말질은 몰입감을 더한다. 맛깔스러운 순우리말을 알아가는 재미는 덤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림 한 장과 만만찮은 실랑이를 벌였다. 이러구러 옛 사람의 마음을 빌렸다. 그때와 오늘을 빗대며 맞장구를 친 얘기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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