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외부 컨테이너 진료실이 설치된 건양대학교병원. 해외방문력, 접촉력이 없더라도 37.5도 이상의 발열증상을 보이면 외부 선별진료실에서만 진료가 가능하다. 사진=선정화 기자
20일 오후, 외부 컨테이너 진료실이 설치된 건양대학교병원. 해외방문력, 접촉력이 없더라도 37.5도 이상의 발열증상을 보이면 외부 선별진료실에서만 진료가 가능하다. 사진=선정화 기자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이 병원에 혹시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온건가요?”

20일 오전 방문한 건양대병원은 모든 출입구를 통제하고 안내요원을 대거 배치해 내방객 전원에 대해 병원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응급실 앞에 설치된 임시 부스에서 발열검사와 문진표 작성을 반드시 해야 했고 보호자 역시 출입 카드 없이는 병원 출입이 불가능했다.

며칠새 대구·경북에서만 40여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며 지역사회 감염 공포가 퍼지자 건양대병원도 전날 오후 긴급회의를 통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병원 측은 코로나 19가 종식될 때까지는 감기 등 발열 증상을 보이는 내원객 전원에 대해 외부 컨테이너 선별진료소로 분류해 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앞서 29·30·31번 환자를 시작으로 해외여행력과 코로나19 확진자 접촉력이 없는 사례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다.

이에 병원 측은 전날 밤부터 아동과 성인 컨테이너 선별진료소, 엑스레이·PCR 검사실(코로나 유전자 검사) 등을 부랴부랴 준비했다.

외부 컨테이너 선별진료소는 의심환자 격리조치가 필요할 때 환자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음압격리센터 앞에 설치됐으며 이날 오후 1시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진료가 시작되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37.5도를 넘기는 고열로 외부 선별진료실로 분류됐다.

사진제공=건양대병원
사진제공=건양대병원

24개월도 안된 아가부터 70대 성인까지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분류되기 시작했으며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이들도 볼 수 있었다.

지난 주말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는 A(38·여)씨는 “지금 고열이다. 해외 나갔다온 적은 없지만 열이 39.5~40도를 왔다갔다 한다. 해열제를 먹고 지금 버티고 있다”며 “몸이 많이 아파 아침에 서구 보건소를 찾았는데 코로나 검사 외에 피검사, 폐렴 등 다른 검사를 받으려면 대학병원으로 가야 된다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 근처에는 환자가 쉴 수 있을 만한 대기실이 아직 따로 구비돼 있지 않았지만 환자는 쉽게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또 레벨디(D) 방호복을 입고 분주하게 진료에 임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에 일부 시민들은 “이 병원에 혹시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온건가요? 너무 무서워요. 어떡해요”라며 강한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대구·경북사태를 보면 지역 감염 우려가 현실화 됐다. 코로나19에 대전이 뚫리는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감염으로 의료기관이 폐쇄되면 골든타임을 다투는 심근경색, 교통사고 등 응급으로 병원을 찾게 될 환자분들이 갈 곳을 잃게 된다”며 “과도한 대응일지 몰라도 우리 의료진들은 코로나19 원내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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