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한 유권자에겐 '진정성'으로 다가가야

▲ 미래통합당 창당식. 연합뉴스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10년 전쯤 입문했다. 어느 명절, 할머니 집에서였다. 여담이지만, 이상하게 명절엔 라면이 땡긴다. 오빠가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며 끓인 것이 '짜파구리'였다. 군대에서 배웠다고 했다. 라면의 특별 레시피는 거의 군대에서 온다. 척박한 환경을 딛고 자라난 '지혜'일 것이다. 짜파구리는 정말 맛있었다. 짠맛·매운맛·단맛 모든 게 느껴졌다. 면발도 잘 어울렸다. 둘 다 '농심 태생'인지라 가능했다. 환상의 조합이다. 그 인기는 식지도 않는다. 윤후가 먹었고, 기생충에도 나왔다. 묶음 할인도 자주 한다.

☞짜파구리가 요즘 정치와 묘하게 겹쳐 보인다. 태생이 같다는 이유로 자꾸 섞는다. 면발이 같다는 이유로 자꾸 합친다. 소스의 비율은 엉망이다.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통합해 신당을 창당했다. 이름하여 ‘미래통합당’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갈라선 지 3년 만이다. 보수진영 대부분이 뭉쳤기에 몸집도 크다. 의석 수는 113 석이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친다. 그들의 통합은 총선을 58일 남겨두고 실행됐다. 위기에 갈라섰고, 기회를 위해 뭉쳤다.

☞염려는 된다. 도로 ‘새누리당’이 될까 봐서다. 그저 몸집만 큰 거 같아서다. 제1야당으로 터는 잡았지만, 비전은 안 보인다. 개혁을 말하던 유승민은 칩거 중이다. 미래통합당이 정말 미래로 가려면 진정한 ‘보수 개혁’이 필요하다. ‘해피’ 핑크가 되려면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한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통합은 총선을 앞두고 붐이다. 호남3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도 합칠 준비를 하고 있다. 총선만 생각한다면, 오래갈 수 없다. 양만 더한 통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질적 성장이 함께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피곤하다. 정치에 피로하다. 정치는 어디에나 있다. 정치는 일상이다. 학교·직장·아파트 모든 게 정치다. 아이들에게도 '권력 다툼'은 있다. 아줌마들끼리도 라인이 있다. 같은 회사원도 이해관계가 다 다르다. 아파트 동 대표 선거에도 논란이 따른다. 그렇기에 진짜 '정치'는 달라야 한다. 나라의 '정치'는 값진 결과가 있어야 한다. 우리를 그저 피곤하게 해선 안된다. '닥치고 통합'·'무조건 승리'는 그저 까말뿐이다. '국민을 웃게 할' 정당과 후보자를 기대한다. 진짜 짜파구리를 기대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