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산 우려가 현실화됐다. 어제 하루 확진자 15명(대구·경북 13명)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46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원치 않는 국면으로 급변하는 형국이다. 온 나라가 방역과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지역사회 방역망이 뚫린 셈이다. 지난 한 달간 확진자가 하루 평균 한 명 꼴이어서 수그러드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런 전망이 나왔었다.

대구·경북 확진자 중 11명은 31번 환자와 동선이 겹치고 다른 두 명은 31번 환자와 연관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31번 확진자와 10명은 같은 교회를 다녔고 나머지 한명은 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31번 슈퍼 전파자는 오한, 발열 증상에도 광범위한 지역을 오가며 많은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얼마만큼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입원 중에도 외출증을 끊어 교회와 결혼식장을 다니며 수백 명과 접촉했다고 한다. 초기증상 단계때 병원 측에서 감염검사를 권했으나 2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의사에게 감염의심 환자 검사재량권을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서울 신규 확진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도 없어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다 보니 지역사회 확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닌가 걱정된다. 감염 사실을 모르는 환자가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닌다면 확산은 걷잡을 수 없다. 이번처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 방역 당국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상황이 변한만큼 기존방식의 방역체계 수정도 필요하다.

코로나19가 국내서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 환자 유입 차단 방역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일본에서도 한국 감염병 대응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슈퍼 전파자가 나오고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된 이상 더 촘촘하게 방역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환자를 조기에 발견, 격리하고 원인불명 의심환자까지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전파력이 강한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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