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청주 청년뜨락5959 센터장

2019년 5월 청주에 청년들을 위한 센터 청년뜨락5959가 개소했다. 2015년부터 지역에서 청년들과 청주시 청년센터 설립을 위한 여러 활동들을 진행하면서 바래왔던 청년센터가 지역에 생겨나 너무나 설레였다. 그리고 운이 좋았는지 그곳의 센터장으로 청년들과 만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축복 받은 즐거움을 항상 가슴속에 간직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1년이 되지 않은 시간을 일하면서 걱정이 생겨나고 있다. 청년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활동을 몇 년간 지속해왔고, 청년지원정책과 사업들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지금의 청년지원 정책은 불안을 느끼게 한다. 청년지원 정책은 빠른 속도로 사회에 전파됐지만 잠시의 '유행'에 그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유행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하면 '언어, 복장, 취미 따위의 생활 양식이나 행동 양식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일시적으로 널리 퍼짐' 이라고 한다. 유행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인지하지도 못 했는데 누군가 혹은 어떠한 집단에 의해 널리 퍼져 나간다. 나는 이러한 유행에 둔감한 편 이라서 가끔은 혼자만 유행에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순간 길을 지나면 통넓은 바지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상가에 전시돼 있는 통넓은 바지를 보고서야 유행을 인지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바지 스타일은 우리 아버지들의 젊은날 사진 속의 나팔바지, 학창시절 교복바지에서 볼 수 있는 패션이었고 나의 학창시절에도 잠깐 유행했던 것 같다.

이처럼 유행은 결국 사라지고 어느 순간 돌아온다. 청년 지원에 대한 이슈는 너무 많은 분야에서 다뤄 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청년 당사자도 인식하지 못 할 정도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센터가 생겨나고 있다. 이미 서울과 몇몇 광역 단위로 존재하던 청년센터는 같은 지역에 광역, 기초 등 지방정부에 따라 계속 생겨나고 있다. 2019년에는 청주지역에도 비슷하게 여러 센터들이 생겨났다. 청년지원을 위한 세부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가는 현실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앙부처와 지방정부의 각 주무부서에서 청년을 위한 많은 사업들이 생성되는 모습은 중복과 유사성을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청년정책 사업들을 다시금 평가해볼 필요성이 있다.

과거 청년들은 스스로 자립해야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지금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청년운동을 하고 청년지원업무를 하고 있다. 하루하루 달라지고 생겨나는 청년 관련 사업들이 어느 순간 유행처럼 사회에 번지고 결국은 유행처럼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청년을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 육성 정책들은 당연히 꾸준히 이뤄져야 할 사업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청년 사업은 성과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며, 관리하는 지원 업무 담당자도 다른 사업과 비교해 어려움을 호소한다.

청년 이슈의 유행이 사그라들면 결국 귀찮고, 힘들고, 성과도 어려운 이 사업을 다시 유행처럼 손을 놓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항상 마음속에 자리잡는다. 유행은 전파가 빠르기 때문에 없어지는 상황도 인식할 겨를도 없이 이뤄질 수 있다. 유행에 따른 정책이라면 결국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점을 개선하지 못하고 유행처럼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청년지원의 이슈가 강한 지금이 지역별 센터와 청년지원 정책의 새로운 평가를 통해 지속성을 담보해야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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