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당시 상황. 송해창 기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본부와 함께합니다]
빚 갚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화재로 재건비용도 떠안아
대덕구 긴급지원…모텔생활, 아내·아이들 치료비 ‘막막’
“희망 현실되길”…도움 절실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새벽 5시. 목수 A(50) 씨는 오늘도 안전화 끈을 조여 맨다. 그의 집은 2평 남짓한 모텔 원룸이다. 원룸은 5인가족의 터전이기도 하다. 날씨는 매섭지만 추울 겨를이 없다. 사업 실패로 인한 빚, 아내·3남매 치료비. 최근에는 화재 재건비용까지 떠맡았다. A 씨는 오늘도 땀을 흘린다. 가장의 무게가 아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다.

지난해 11월 27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마는 모든 것을 삼켰다.

가전은 물론 옷, 숟가락, 학용품까지 남김없이 태웠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A 씨는 이날 아내, 삼남매를 제외한 모든 것을 잃었다.

충청투데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본부는 18일 A 씨를 만났다. A 씨는 화재 상황을 설명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후 6시경 첫째 아이와 집에 오는 길에 불이 난 것을 확인했다. 집 안에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지만 살림도구 하나 남은 것이 없다”고 전했다.

당시 화재원인은 ‘미상’으로 결론났다. 원인이 없는 탓에 A 씨는 재건비용 9000만원을 전액 떠안았다. 집은 보증금에 매월 36만원을 지불한 월세였다.

아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무리해서 얻었다.

그러나 입주 2개월만에 나와 모텔에서 거주하게 됐다.

모텔마저도 대덕구의 긴급지원으로 구했다. 긴급지원이 2월 말 끝나지만, A 씨는 아직 거처를 마련하지 못했다. 빚도 A 씨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A 씨는 오래전 사업실패로 6여 억원의 빚을 졌으나 꾸준히 노력해 5억 4000만원을 상환했다.

전액 상환을 눈앞에 뒀으나 화재가 발생했다.

A 씨는 오전 5시에 출근해 오후 10시에 퇴근한다.

하루는 길지만 변제 주기는 짧기만 하다.

아내와 아이들의 병도 A 씨의 고심을 깊게 한다.

아내는 화재 이후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 첫째 아이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약물치료 중이며, 둘째 아이는 손가락·발가락에 기형이 있다. 셋째 아이는 화재 당시 연기를 마셔 치료를 필요로 한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A 씨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최근 생화 몇 송이를 구입해 원룸에서 키우고 있다.

A 씨는 말했다.

“최근 아내와 함께 시장에 가 꽃을 구매했습니다. 꽃을 보며 아내와 아이들이 희망을 갖길 바랍니다. 꽃이 나날이 크는 만큼 희망도 현실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A 씨에게는 그 여느 때보다 이웃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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