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장

직불제(Direct Payment). 농업인이 기준에 따라 농사를 지으면 돈을 받는다는 말이다.

농산물을 팔아 돈을 벌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돈도 받는다. 일순 머리가 꺄우뚱해진다.

그런데 많은 나라에서 직불제를 하고 있으며, 여기에 '공익'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세금으로 돈을 줄 때는 그에 걸맞은 이유가 있다. 직불제의 공익적 기능을 이야기할 때, 스위스의 직불제가 감초처럼 등장한다.

알프스 산맥. 웅장한 만년설이 마주 보며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큼지막한 방울을 매단 소들이 '음매'하며 반긴다.

가파른 초지는 솜씨 좋은 미용사가 다듬은 양 가지런히 예쁘다. 그 아름다운 자연과 이를 가꾸는 사람들의 노고에 대한 찬탄이 자연스레 배어 나온다.

스위스의 농업은 공익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따라 매무새를 달리하는 자연, 그 안에 우리의 농촌이 있다.

파랗게 넘실대는 청보리, 시선을 사로잡는 노란 유채꽃 무리, 고개를 떨군 채 비비대는 벼 이삭.

이를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떠올리거나 포근함을 느낀다면, 농업의 가치를 맛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뉴욕주는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 공급, 지역경관 보존, 일자리와 공동체 유지와 같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관심이 있다.

이를 위해 농업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농산물 안전성에 관심이 높은 주이기도 하다.

뉴욕주 소재 아이비리그 대학인 '코넬대학교'는 농산물 안전성 연구와 관련 교육을 한다. 주민은 자신이 낸 세금을 통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구입하고, 이에 더해 경관을 즐기는 셈이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농산물 안전성, 원산지 표시, 농산물 인증 등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위한 기관이다. 그리고 올해 시행되는 공익직불제의 이행을 점검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2020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공익직불제. 국민은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하고, 농업인은 안심하고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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