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D-56
청주 흥덕 통합당 신용한發 공천전쟁 시작
청주 서원 경선 확정안돼 당 ‘시그널’ 주목
충주 국토교통부2차관 단수공천 파문확산
증평·진천·음성 ‘소지역주의’논란으로 번져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4·15 총선레이스를 뛰고 있는 여야 주자들이 본선진출의 1차 관문인 '공천터널'에 진입하면서 도내 곳곳에서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등 판 자체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총선을 D-57일 앞둔 18일 '살얼음판+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충북총선전(戰)의 막전막후를 낱낱이 짚어봤다.

청주권 선거구 4곳 가운데 무려 3곳이 '핫플레이스'다. 언제 터지고, 어디로 튈지 전혀 알 수 없는 뇌관이 장착된 상태란 얘기다.

문재인 정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흥덕을 두고 보수진영 내 공천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한폭탄' 선거구로 급부상했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보수·범중도 대통합의 결집체인 미래통합당 출범에 깊숙이 참여한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의 지난 17일 출마 선언이 '도화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출마의 변(辯)에서 "정권실세 도종환 대 보수통합 메이커 신용한"이란 1대1 구도를 제시했다. 대통합의 추진체였던 혁신통합추진위 전략단장 출신인 만큼 공천이 보장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주자들은 신 전 위원장의 탈당전력 등을 거론하며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태"라고 맹비난 하면서도 신경쓸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라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양희 전 당협위원장은 충청투데이와 통화에서 "셀프 포장일 뿐. 현혹될 일이 아니다"라고 했고,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제천·단양과 달리 흥덕은 공천면접이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정복 이사장, 김양희 전 위원장, 이규석 전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17일 중앙당에서 나란히 면접을 봤다. 반면 제천·단양의 경우 박창식 전 국회의원이 뒤늦게 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면접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 전 위원장이 혁신통합추진위 몫의 '공천지분' 혜택과 본선 경쟁력을 인정 받을 것이란 시각도 적잖다. 대통합 과정에서 공(功)이 있는 만큼 일정부분의 공천권을 쥐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2018년 충북지사 선거에 기호 3번으로 출마했음에도 청주권 4곳에서 평균 10%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른바 'OK목장의 서원 결투'는 현재진행형이다. 4선의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의 정치적 거취가 최대 관건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는 단수신청 선거구가 아닌 18개 지역구를 경선지역으로 선정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서원이 포함돼 있다. 경선이 아닌 단수공천을 염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오제세 의원이 '현역의원 하위20%'에 포함됐다는 설도 기저에 깔려 있다. 일부에서는 공관위의 미결정에 대해 '특단의 조치(?)' 결행 전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오제세 의원의 공천대항마는 이장섭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 이광희 전 도의원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전 부지사가 근거지인 흥덕이 아닌 서원행(行)으로 급선회한 점을 두고 여전히 '공천 내락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의 한 측근은 "단수공천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제세 의원은 경선을 대비해 1일 최소 10건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치1번지 상당 선거구는 무엇보다 통합당의 공천방법과 맞물려 5선 기록 작성에 나선 정우택 의원의 본선진출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정우택 의원과 공천장에 대시 중인 윤갑근 전 고검장은 17일 중앙당에서 공천면접을 마쳤다. 단수공천 또는 경선 표대결이란 방법론 만이 남은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통합당의 한 의원은 "단수공천으로 결정되면 탈락자가 승복하겠느냐"며 "무소속 출마를 막으려면 경선 밖에 방법이 없고 중앙당도 그런 사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당은 잠정 21일부터 경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13일 자유한국당 전국위의장으로 선출돼 보수정당 간 통합을 의결하는 등 통합당 내 거물로 꼽히는 정우택 의원이 무사히 '본선 링'에 올라 최근 자신이 총선화두로 꼽은 '청주탈환'의 선봉에 설지 지켜볼 대목이다. 앞서 청주권 4곳 가운데 서원, 흥덕, 청원 선거구는 17~20대까지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상당의 경우 정 의원이 19~20대 총선에서 잇따라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한편 최근 민주당 주자로 증평·진천·음성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이 '소(小)지역주의'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매체는 그가 내리 3선에 도전하는 경대수 의원을 겨냥해 "그 분은 선거구가 개편돼 당신의 의지는 아니지만 괴산에 연고를 두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대수 의원의 고향인 괴산이 중부3군에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파고든 것이다. 임 전 차장은 진천출신이다. 경 의원이 19~20대에 걸쳐 선출을 통해 검증된 만큼 21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출신지를 따지는 것은 군(郡)단위 선거에서 지역감정을 이용하려는 의도란 게 일각의 풀이다. 경대수 의원은 "임호선 전 차장 마음대로 떠들고 있는데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충추선거구는 민주당발(發) '공천 파동'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15일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을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이에 대해 맹정섭 전 지역위원장, 박지우 전 충북도 서울사무소장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충주 민주당 경선 촉구 비상대책위는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천번복을 촉구한데 이어 중앙당을 항의차 방문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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