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신문>
한국효문화진흥원 문용훈 원장
지난해 12월 40여년 공직생활 마침표… 올해 1월 20일 제2대 원장 취임
조직 안정·새로운 10년·효 메카 대전·국민 참여확대 등 로드맵 제시
‘문화·예술’ 관련 행정 경험 장점… ‘소통·화합’ 이끄는 능력도 이미 검증
“오늘날에 맞는 효행정신 부자자효… 윗사람이 아랫사람 바르게 인도해야”
충청투데이 - 진흥원 ‘효문화신문’ 발행… 방문객 수 증가에 한몫 톡톡

▲ 한국효문화진흥원 제2대 문용훈 원장이 △분위기 쇄신을 통한 조직 안정화 △효문화 진흥을 위한 새로운 10년 △대한민국 효 메카도시 대전의 위상 정립 △국민 참여 사업 확대 등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효문화진흥원 제공
▲ 한국효문화진흥원 문용훈 원장.
▲ 한국효문화진흥원과 충청투데이는 ‘효문화신문’을 함께 만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모음집 커버. 사진= 노진호 기자
▲ 한국효문화진흥원과 충청투데이는 ‘효문화신문’을 함께 만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페이지 중 일부. 사진= 노진호 기자

[충청투데이 노진호 기자] 한국효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지난해 4월 대전효문화진흥원에서 지금의 새 이름을 얻으며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진흥원은 두 번째 수장을 맞이하며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한국효문화진흥원 제2대 문용훈 원장(59)과의 만남은 임명장에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같은 달 29일 이뤄졌다. 문 원장의 첫 인상은 참 서글서글했다. 한 마디로 '좋으신 분' 같았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갈수록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다 계획이 있는' 냉철한 행정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 원장은 "아직 업무 파악도 다 안 됐다"고 말하면서도 "가족을 넘어 이웃,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효문화'로 발전시켜가겠다"는 큰 꿈을 전했다.

1979년 7월 대전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40여 년 동안 자치행정·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다 2019년 12월 교통건설국장으로 명예퇴직 했다. 반세기에 가까운 공직이 힘겨웠을 법도 했지만 곧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문 원장은 "명퇴 후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진흥원장 공모에 응모했다"며 "효문화의 실천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따라가기 보다는 진흥원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적으로는 진흥원 구성원들의 화합이, 외적으로는 관련 기관·단체와의 소통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조언과 협력도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진흥원의 2019년은 명칭 변경은 물론 '삼대가 효' 등 다수의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으며 진일보하는 시기였다. 그렇기에 진흥원에게 경자년(更子年)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시기다.

문 원장의 임기 동안 로드맵은 △분위기 쇄신을 통한 조직 안정화 △효문화 진흥을 위한 새로운 10년 △대한민국 효 메카도시 대전의 위상 정립 △국민 참여 사업 확대 등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그는 "2017년 3월 출범한 진흥원의 지난 3년이 태동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새롭게 도약하는 10년이 돼야 한다. 변화와 혁신 없이는 성장·발전할 수 없다"며 동적인 조직이 될 것을 약속했다. 이어 "옛 것을 본받아 새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 뿌리공원, 신채호 생가 등 효문화 인프라를 바탕으로 진흥원을 '효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특히 문 원장은 "대전만이 아닌 세계인이 찾는 효 체험 장으로 만들 생각"이라며 "효의 기원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효 의미까지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40여 년의 긴 공직생활을 경험한 문 원장은 문화예술관련 행정 경험이 유독 눈에 띈다. 대전시 문화예술분야의 실무자부터 책임자까지 거친 그는 대전문화재단과 고암미술문화재단 등 다양한 출자 출연기관에서 실무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에게 문화예술과 효의 연계성에 대해 묻자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하며 문화예술 프로그램 보급과 현장을 체험했고 예총과 문화원연합회 등 현장의 문화예술인들과도 함께 할 기회가 많았다"며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더 예술적인 효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문 원장은 이어 "오늘날의 효문화는 가족 내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세대통합공동체'를 위한 것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효행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효행 합창과 연극, 국악 공연을 보며 부모와 자식, 젊은 세대와 어른들의 하모니가 연출되는 곳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부연 설명했다.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그의 공직생활을 상징하는 단어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통과 화합'이다. 문 원장은 공직시절 12년 만의 파업이 우려되던 대전시내버스 노사 임단협 타결, 오랜 시간 갈등을 겪은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추진 정상화 등을 이끈 바 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처럼 진흥원 역시 내부 조직의 건강이 발전의 필요충분조건일 것이다. 문 원장도 이에 대해 100% 공감하고 있었다. 그는 "진흥원 조직 내부 관리도 원장의 중요 직무 중 하나다. 사실 진흥원도 구성원 간 갈등이 있었고, 각종 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며 "조직이 안정돼야 서비스가 향상되고, 새로운 시책들을 추진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효문화 진흥 기관답게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앞두고 문 원장의 이력서를 보던 중 '정직·성실·실천'이라는 그의 공직생활 좌우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세 가지는 진흥원장으로서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는 이미 또 다른 기치를 세우고 있었다.

문 원장은 "오늘날의 효행정신은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생각한다"며 "보통 아랫사람에게 윗사람을 받들라고 하는데 이는 다소 부족한 표현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바르게 인도해야 자연스럽게 존경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자자효 정신이 뿌리내린다면 가정은 화목하고 사회는 안정되고 국가는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충청투데이와 한국효문화진흥원은 지난해 3월부터 '효문화신문'을 함께 만들고 있다. 지난해 효문화신문에는 10대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의 명예기자 24명이 참여했으며, 진흥원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충청지역의 효 명소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직 진흥원 지휘봉을 잡은 지 오래 지나지 않은 문 원장이지만, 효문화신문에 대해서는 꽤나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공공기관과 유력 일간지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효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효문화신문을 발행하는 있는 충청투데이에 이번 기회를 빌려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2017년 3만4015명이던 진흥원 방문객 수가 지난해에는 7만7340명으로 늘었다"며 "충청투데이를 비롯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본다. 앞으로도 전국의 효문화 유적지와 효행사례 등을 많이 알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해 시작한 효문화신문의 첫 주제는 '내가 생각하는 효'였다. 문 원장에게 효의 개념과 미래세대를 위해 달라져야 할 효에 대한 생각을 묻자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효에 대한 가치관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에 근거한 효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과거의 효가 수직적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수평적이어야 한다.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던 효에서 좀 더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효의 개념으로 새롭게 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문 원장은 "진흥원이 그 같은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효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더 많이 준비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 문용훈 원장은 충청투데이 독자들에게 "효문화신문의 발행 횟수가 거듭될수록 짜임새가 더 좋아진 것은 양 기관과 명예기자들의 노력뿐 아니라 독자 여러분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성장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효문화신문과 충청투데이 그리고 한국효문화진흥원을 더 많이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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