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0%대’ 예금금리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 규제 등으로 미뤄왔던 예·적금(수신)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KB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기존 0.70~1.10%에서 0.60~1.00%로 변경했다.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은 가입 기간 내에 회전 주기가 반복되면서 자금이 굴러간다.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하거나 분할 해지를 하더라도 회전주기 단위로 약정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

'KB국민UP정기예금' 역시 계약 기간에 따라 1.35~1.50%이던 금리를 1.10~1.30%로 낮췄다.

누적 평균 금리는 1.42%에서 1.20%로 0.22%p 낮아졌다.

우리은행도 '원(WON) 예금'과 '위비정기예금'의 금리를 내렸다.

기간에 따라 연 0.50~0.95%의 금리가 주어졌던 WON 예금은 연 0.50~0.87%로 변경됐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1.4%에서 연 1.1%로 인하했다.

이밖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시중은행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2%대 초반이었으나 1년 사이에 1%p 가까이 떨어졌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인하했음에도 수신 금리를 낮추지 못했다.

비용 절감만 고려해 수신금리를 내렸다가 다른 은행들에 예금고객들을 빼앗겨 예대율이 높아질 수 있고, 오픈뱅킹 시행 초기 고객 이탈을 막을 유인도 잃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새로운 규제에 맞춰 예대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성공했고, 오픈뱅킹 정식 시행이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설 여력이 생긴 것이다.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 예대율 규제에 맞춰 예대율 관리에 집중했던 은행들에게 이제는 수신금리 인하에 나설 환경이 마련됐다"며 "올해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가 전망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줄줄이 금리 인하에 나서며 0%대 예금 금리의 현실화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