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대전국악합창단 반주자

세상을 살다보면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평가가 아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순수한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나를 알기 위해 가끔 ‘나 어떤 성격이야?’, ‘나 어떤 이미지야?’라고 친구들에게 묻곤 합니다. 하나같이 일관된 답변이 쏟아집니다. ‘소심한 것 같아’, ‘털털한 것 같아’, ‘예민한 것 같아’ ‘~같아’라는 말과 함께 나를 그저 그런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나를 알기 위한 답이 됐나요?

나는 피아노를 칩니다. 독주회, 레슨, 오케스트라. 그리고 그 밖의 연주단체가 내 무대입니다.

어느덧 인생의 2/3를 피아노와 함께했습니다. 오랜 시간 음악을 하니 재밌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악기 연주 시 그 사람의 성격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특히 레슨을 하며 관찰할 때 가장 잘 알 수 있습니다.

악보의 음표는 박자와 리듬을 표현합니다. 같은 악보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분석이 다릅니다.

피아노로 표현하고 싶은 아이, 바이올린으로 표현하고 싶은 아이, 첼로로 표현하고 싶은 아이가 있습니다. 박자에 집중하는 아이, 흐름에 집중하는 아이, 곡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아이 등 각자의 성격이 표출됩니다.

연주를 관찰한 후 아이와 대화를 하면 성격이 파악됩니다. 차분함, 섬세함, 꼼꼼함은 물론 집중력, 표현력, 완성력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이기적, 이타적, 조화력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 내가 궁금해 하던 내 성격이지 않나요? 타인에게 듣는 나의 모습과 성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들이 나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보다 음악과 함께 스스로를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연주하고 싶던 악기가 무엇인지, 이 음악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연주하는지를 나 스스로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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