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방치된 충남 천안 중부농축산물류센터(중부물류센터)가 시민들의 창업·창작 공간으로 거듭난다는 소식이다. 중부물류센터가 행정안전부 공모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다. 충남도는 2022년까지 국비 60억원을 포함 총 130억원을 들여 중부물류센터 2~3층을 리모델링한 뒤 '충남혁신상회'로 간판을 바꾸기로 했다. 혁신상회는 지역공동체·시민사회단체·청년·문화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중부물류센터가 충남지역 농축산물의 원활한 유통이란 본래 기능을 상실한 채 물류와는 전혀 다른 쓰임새를 찾게 돼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총사업비 519억을 들여 1999년 천안시 성거읍에 들어선 중부물류센터는 오픈과 동시에 적자운영, 사업성 부족 등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당해왔다. 2011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중부물류센터의 실패사례는 여러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새롭게 태어나는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인 충남혁신상회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까닭이다.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은 지역의 주도로 지역 문제를 직접 해결·실현하는 지역혁신플랫폼으로 요약된다. 스페인 소도시 빌바오의 '사회혁신파크 실험 모델'이나 '서울혁신파크'를 꼽을 수 있다. 충남혁신상회는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최적의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충남혁신상회가 과연 지역혁신 선도모델로 탈바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은 이미 몇몇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다. 춘천과 전주는 2018년, 대전과 제주는 지난해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들 지자체의 경험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중부물류센터는 충남도의 소중한 자산이다. 공간조성을 위해서는 1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또 다시 투자해야하는 만큼 이번에는 확실히 성공이 담보돼야 한다. 새로 간판을 바꿔다는 충남혁신상회가 어떤 모습으로 시민에게 다가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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