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춘 충남도자치행정국장

우한교민들이 아산을 떠났다. 입소한지 보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머무는 동안 몇 달이 흘러간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 그리고 친지와 친구들의 얼굴을 수없이 떠올리면서 말이다.

이분들이 떠나 던 날, 수많은 시민들이 임시생활시설 입구에서 무사귀환을 축하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임시생활시설 입소전부터 퇴소에 이르기 까지의 장면들이 스펙트럼

처럼 뇌리를 스쳐갔다.

일련의 과정들이 비교적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속에서 진행되어 위기 상황이었다라고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언제인가 같은 일들이 반복될 때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번째 일관성 있는 정책 실현이다.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표를 세우고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한 뒤 그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토단계인 대안이 마치 결정된 것처럼 와전되면 갈등과 대립, 반목과 질시로 혼란만 가중시킨다.

특히, 지역간, 주민간 갈등요인이 잠재되어 있는 경우 더욱 그렇다.

따라서 심도 있는 대안 검토와 함께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실현이 필요하다.

두번째 지도자의 리더쉽이 중요하다.

정책결정에는 항상 많은 위험요인이 따른다. 아무리 좋은 대안일지라도 주변환경이나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하여 애초에 의도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그 파장이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미치게 됨으로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사회구성원들을 설득하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어려움은 내가 먼저 감내하겠다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우한교민 입주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는 극도의 공포감속에서도 현장에 집무실도 모자라 아예 잠자리까지 마련하여 주민들과 함께한 도백(道伯)의 격조 높은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세번째 포용력이 필요하다.

우한교민들의 임시거주지가 결정되면서 시민들은 분노했다. 얼핏 보기에는 "왜 우리지역이냐"라는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 같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이미 결정된 곳을 보이지 않은 힘의 논리(?)에 의하여 장소를 바꾸었다고 곡해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존감의 문제였다. 비록 먹고 살기는 힘들어도 마지막 자존감마저 버릴 수는 없었다.

오해가 풀리자 아산시민들은 우한교민들을 내 가족과 같이 따뜻하게 품어주고 보듬어 주었다.

불의와는 타협 안하되 대의를 위해서는 기꺼이 헌신하는 이점이 바로 수많은 애국 열사를 배출한 충청인의 기질이기도 하다.

요즈음 모두가 힘들다고 한다 고사성어에 다난흥망(多難興亡)이란 말이 있다. 어려움이 많을수록 서로 단결하고 분발하여 더욱 크게 부흥하자는 의미이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면서 겨우내 움추렸다 기지개를 펼 봄날을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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