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작은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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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작은 습관이 필요하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2월 17일 17시 4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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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지적재조사팀장

전 세계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심심치 않게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우연히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어서 그저 예쁜 장소, 깨끗한 바다만을 보며 그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죽어있는 새의 배를 갈랐더니 위(胃)에서 플라스틱 243조각이 나왔는데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조각으로 물속을 떠다니며 각종 유해한 성분들을 흡수하고 뭉쳐지고 있다. 이 조각을 물고기가 먹으면 유해 성분은 배출되지 않고 물고기의 지방과 근육에 달라붙는다. 이 물고기를 조금 더 큰 물고기가 먹게 되고 그 조금 더 큰 물고기를 더 큰 물고기가 먹게 되는 등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국도 예외 없이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함에도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된 폐페트병(PET)이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리는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일본은 플라스틱을 수출하고 우리는 재사용하지 못하고 수입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한 수입업체 측은 "일본 폐페트병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라벨 분리가 쉬워 훨씬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국내에서도 라벨 부착 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일본에서 돈을 들여 수입할 필요가 없다"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문제는 플라스틱의 품질이다. 한국 포장재 재활용사업 공제조합이 2015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활용이 쉬운 1등급을 받은 페트병은 전체의 1.8%에 불과했다고 한다. 국산 페트병은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색깔이 들어가 있고 포장재가 잘 떼어지지 않아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한다. 페트병을 수입해 재활용하는 게 업계에서는 더 이익이라고 한다 하니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나마 1등급을 받은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위한 업체의 처리 방법은 페트병을 원통 기계에 넣어 강한 바람으로 날리고 페트병의 라벨을 걸러 찢어낸 후 잘게 조각내어 세척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때 물에 가라앉는 페트와 달리 물에 뜨는 라벨과 뚜껑 조각 등을 걸러내고 라벨이 지나치게 크거나 물에 뜨지 않을 정도로 무거우면 분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분리 과정을 반복할수록 비용이 상승되니 재활용보다는 수입에 의존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 어떻게 폐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을까. 정부와 생산자·소비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페트병 재활용 늘리려는 방안을 마련하고 라벨이 쉽게 뜯어지는 기술을 찾기 위한 연구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생산자는 고품질 무색투명으로 페트병을 생산해 재활용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는 일상생활에서 페트병에 이물질 넣지 않기, 라벨지(요즘은 이중 절취선이 있어 분리가 용이하다)와 뚜껑 분리배출하기 등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플라스틱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불가피하게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해야 할 경우에는 용기의 성분표시를 확인해 열에 의해 위험한 화학물질이 발생하는 PVC/PC/OTHER라고 적힌 제품의 사용을 지양하고,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PLA라 적힌 제품을 사용하며, 사용 후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분리·배출하는 일상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작은 변화의 효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