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매판매 온라인 비중 20% 넘어서며 9년만에 첫 마이너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충청권 소매판매 부진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시도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대전·충남·충북 등의 소매판매가 전년대비 감소했다.

대전 소매판매는 승용차·연료소매점(1.7%), 백화점(1.2%)에서 증가했으나, 전문소매점(-2.3%), 대형마트(-6.9%) 등에서 감소해 전년대비 1.2% 판매가 줄었다. 대전의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충남과 충북의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충남의 소매판매는 대형마트(-4.1%) 등에서 감소해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충북의 소매판매는 전문소매점(-9.6%), 대형마트(-4.0%) 등에서 감소해 전년대비 2.4% 줄었다.

충청권 소매판매 부진은 전반적인 불경기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오프라인 매장 입장에서는 기존 손님 5명 중 1명은 더 이상 가게를 찾아오지 않는 셈이다.

온라인 쇼핑 증가 현상은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영업해 온 대형 유통업체의 사업구조에도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 200여 곳을 향후 5년 내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장사가 안돼 적자를 보는 매장을 정리하겠다는 것으로 주로 지방 중소도시 매장이 폐쇄 대상으로 거론된다.

온라인 주문 쇼핑업체 매출은 증가하고 사업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 영향으로 쿠팡의 로켓배송은 지난달 28일 평소의 2배 이상인 33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초소량 생필품을 배달하는 'B마트'서비스를 선보이며 대형 유통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는 10년 후 온라인 쇼핑 비중이 전체의 5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영업 사정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이제 자영업자는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가 쇼핑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 이용 수수료 등을 감면해 주는 지자체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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