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춘추] 우리나라는 왜 220V를 쓸까
상태바
[투데이춘추] 우리나라는 왜 220V를 쓸까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2월 16일 17시 5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7일 월요일
  • 23면
  • 지면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호철 청주시 공원조성과 공원정책팀

해외여행 필수품 중의 하나가 여행용 멀티 어댑터이다. 나라마다 사용 전압이 다르고 콘센트 모양이 다르므로 어댑터를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표준전압에 대처하고 있다. 일본·미국·대만은 110V를 사용하고, 유럽은 220~240V를 사용하는 등 나라마다 이용 전압도 다르고, 주파수·플러그 모양·크기도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세계 여러 나라는 전압을 통합해 사용하지 않고, 우리나라는 왜 220V를 사용할까. 한국도 처음 전기가 보급될 때는 11자 모양 콘센트의 110V를 표준전압으로 사용했다. 1973년부터 2005년까지 32년에 걸쳐 1조 4000억 원을 들여 220V로 표준전압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어렸을 적 집에서 일명 '도란스(trance)'라고 변압기를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전력공사 승압 작업으로 인해 110V의 가전제품을 220V의 콘센트·전압에 이용했다. 220V 승압 작업을 진행했던 이유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같은 굵기의 전선으로 많은 전력을 보내기 위함이었다. 전압이 높을수록 저항으로 인한 손실도 줄어들고 발전소에서 가정으로 보급하는 데까지의 전기 전달 효율이 높아진다. 쉽게 수도관에서 나오는 물이 수압이 높을수록 더욱더 강하게 나오는 것에 비유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110V에서 220V로 전압을 높임으로써 설비의 증설 없이 기존보다 2배 정도의 전기 사용이 가능해지고, 전기 손실도 줄어 세계 최저 수준의 전기 손실률을 기록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220V를 이용해 가정에서 전기에 노출될 경우 위험성은 더 높을 수 있다.

110V를 표준전압으로 사용하는 일본·미국은 220V로 전압을 높이려면 비교적 넓은 대지와 긴 송전선로로 인해 전력설비 교체 비용과 기존의 전자제품 이용으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승압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진이나 허리케인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성이 높고 유지 관리에 어려운 점, 다수의 민영 전력회사로 운영된다는 점도 승압이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국가마다 표준전압이 달라서 조심해야 할 사항도 있다. 콘센트 모양만 맞추면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110V 가전제품을 우리나라로 가져와서 220V에 사용하면 제품이 망가지고 화재나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반대로 220V 가전제품을 110V에 사용하면 낮은 전압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서 가전제품을 이용하거나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해 가정에서 이용할 때는 꼭 주의해 사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