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서 격리 수용생활을 해온 우한 교민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2차례에 걸쳐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 분리 수용된 지 2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중국 내에 확산하면서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교민 보호를 위해 전세기를 띄웠다. 격리장소를 놓고 선정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주민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전향적으로 수용한 동포애와 시민의식에 박수를 보냈다.
혹시 모를 잠복기를 고려한 격리 기간이지만 인근 주민 입장에선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매일 메인뉴스는 '코로나19' 소식이다 보니 반발이 오히려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막상 교민들이 도착하자 '편히 쉬어 가십시오' 응원 현수막과 SNS 피켓 릴레이로 넉넉한 충청도 인심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감염병 공포감 속에 비행기를 탔던 입소자들에게 이보다 더 큰 격려가 또 있겠는가. 떠나는 날도 '다시 놀러오세요'라는 환송 현수막으로 퇴소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전국 각지에서 아산·진천 주민을 응원하는 성금과 물품이 줄을 이었다. 포용의 결단을 보여준 지역민을 돕는 응원이었다. 격리시설, 복지시설, 취약계층 등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부터 마스크, 세정제 등 다양한 후원 물품이 전달됐다. 각계의 온정 손길이 감동의 밀물처럼 답지했다. 주민 불안감 해소를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도 돋보였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임시생활시설 인근에 현장 집무실과 숙소를 마련하고 2주일간 주민들과 고락을 같이했다.
아산·진천 주민들은 심리적인 이유로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고 지역경제가 위축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찾아주고 특산품 팔아주기 캠페인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퇴소하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우한 교민에게도 편견과 냉대가 없기를 바란다. 보름간의 격리생활과 주민들의 따뜻한 환영과 환송, 이들 가슴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제2의 고향으로 아산과 진천이 마음속 깊이 간직되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