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대 폴 교수, 폐품 활용 제작
수시로 음식·물 제공… 돌보기도
"플라스틱 유리로 쉼터 짓고 싶어"

▲ 한밭대 캠퍼스 곳곳에 길잃은 고양이를 위한 안식처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폴 교수가 직접 만든 길고양집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밭대 제공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길냥이 집입니다. 치우지 말아 주세요.”

한밭대에 서툰 한글과 분홍색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집 없는 고양이들의 안식처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행여 찬바람이 들까 동그란 문 사이로 덮은 비닐까지 섬세함을 더해 동물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길 잃은 고양이들의 안식처를 만든 사람은 한밭대 시각디자인학과에 재직 중인 PAUL FORTUNATO(이하 폴) 교수다. 폴 교수는 길고양이들이 쉴 곳이 없다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 대학 내에서 나오는 폐품을 수집해 고양이 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5개의 고양이 집이 캠퍼스 곳곳에 있으며 폴 교수는 수시로 음식과 물을 제공하며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 특히 분홍색 스티로폼은 단열이 우수하고 방수가 잘돼 길고양이의 쉼터로 제격이다.

폴 교수는 “10년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해 남다른 애정이 생겼다”며 “폐품을 이용하면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쓰레기도 없애고 지구 환경오염도 줄여서 좋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고양이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람이나 차량 통행이 적은 숲 속 내, 공터를 찾아 설치하고 있다. 혹시나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줄까 고양이 집 입구에 명함까지 붙여 뒀다.

폴 교수는 “학생들이나 주위 반응은 적지만 간혹 집을 지어 이동할 땐 학생들이 나르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며 “불편함을 느낀다면 다른 장소로 옮길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답게 폴 교수는 플라스틱 유리를 가공해 예술과 접목한 고양이 쉼터를 짓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폴 교수는 “비록 실습실과 연구실이 폐품으로 가득하지만 학생들은 흥미로워한다”며 “연구와 미술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한 학교 측에 고맙다”고 전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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