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잊을 만하면 강력한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양상이다. 국가간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글로벌시대 질병 전파 속도는 인터넷만큼 빠르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정 바이러스를 잡는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면 소강국면을 거치다 또다시 신종이 등장한다. 그때마다 선별진료소를 설치하지만 절반이상이 민간의료시설이다.

감염병 확산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 공공병원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감염병 대응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보건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전시립병원은 1992년부터 설립을 추진했지만 아직도 첫 삽을 못 뜨고 있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대전의료원 설립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공공의료니 만큼 경제성보다 공공의 목적과 기능에 더 큰 방점을 두길 바란다. 경영 수익성만 저울질 할 일이 결코 아니다. 필수 의료서비스 차원의 접근이 타땅하다. 인천시의 경우 인천의료원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제2의 인천의료원을 건립하자는 여론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대전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대전의료원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시장이 직접 KDI를 방문, 지원요청을 하는 등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만큼 이참에 끝을 보겠다는 각오여야 한다. 그동안 의료인력 확보 문제 등 공공의료기관 운영의 허술한 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19대 대선때 여야가 앞다퉈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를 공약했지만 현재 호남권 1곳만 추진 중이다.

감염병은 긴급 상황이다. 일사불란한 대응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지방에 거점 공공기관이 없다면 방역에 구멍이 뚫리기 십상이다. 유사시 제대로 대처 못 하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인적 피해를 부른다. 현행 민간의료 의존도가 큰 방역시스템보다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육성이 효율적인 이유다. 취약계층 의료복지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더 이상 대전의료원 설립이 미뤄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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