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감독상을 비롯한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하면서 영화 촬영지인 서울시내 곳곳에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관광 홈페이지에 소개된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도 6만뷰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는 '기생충 투어코스'를 기획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영화 속 대표적인 촬영지를 배경으로 영화 전문가와 함께하는 팸투어' 진행에 나섰다. 이벤트 성격이 짙지만 추후 관광 코스로 개발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라고 한다.

서울시의 이런 움직임에 부러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까닭이다. 충청지역에도 기생충 촬영지에 버금가는 영화 촬영 장소가 산재해 있지만 활용도는 미미한 편이다. 대전에서 최근 3년 간 촬영한 영화·드라마가 100편을 넘는다. 이 중 도둑들(1298만 여명)은 한국영화 역대 흥행기록 6위, 7번방의 선물(1281만 여명)은 7위, 택시운전사(1219만 여명)는 11위, 변호인(1138만 여명)은 14위를 기록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도 일부 대전에서 촬영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이 대전에서 촬영됐는지 조차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구슬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영화 촬영지를 관광명소로 활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화 촬영지를 문화콘텐츠화 하자는 거다. 잘만 꾸미면 한류 도시로 성공할 수 있다. 물론 일시적으로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이내 시드는 관광상품 개발은 경계할 일이다. 수억~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지은 세트장이 흉물로 방치되는 사례를 보아온 터다.

엑스포과학공원 내에 스튜디오 큐브가 오픈하면서 대전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튜디오 큐브는 국내 최대 규모인 4960㎡(1500평) 스튜디오를 비롯한 다양한 상설세트를 보유하고 있다. 스튜디오 큐브와 영화 촬영장소를 연계하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방문의해(~2021)에 보여줄 거리를 찾기 위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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