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굶어 죽겠다” 무료급식소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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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굶어 죽겠다” 무료급식소 '불똥'
  • 선정화 기자
  • 승인 2020년 02월 11일 19시 3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2일 수요일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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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무료급식소 코로나에 문 닫는 곳 잇따라
봉사자도 줄어… 무기한 중단 저소득 어르신들 ‘끼니 걱정’
대전시 “세부대책 내놓겠다”
▲ 11일 오전 대전역 인근 한 무료급식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운영을 중단한다는 긴급 안내문. 사진=선정화기자
▲ 11일 오전 대전역 인근 한 무료급식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운영을 중단한다는 긴급 안내문. 사진=선정화기자
▲ 11일 오전 대전역 인근 한 무료급식소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선정화기자
▲ 11일 오전 대전역 인근 한 무료급식소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선정화기자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먹을 것 없으면 굶어야죠 뭐. 기자양반 혹시 쌀 좀 사주실 수 있나요?”

11일 오전 11시경 대전역 인근 한 무료급식소 앞. 평소 이 시간대라면 무료급식을 배급받기 위한 어르신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야 정상이지만 이날은 적막감만 가득했다.

이 급식소는 저소득층 200여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일주일에 세번 무료로 점심을 제공해 왔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폐렴)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3일부터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자원봉사자 안전우려 뿐만 아니라 감염에 취약한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조치다.

급식소 운영 중단은 폐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지만,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대부분 정기적인 수입이 없거나 최저생계비로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은 폐렴 여파가 얼마나 갈지 몰라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쪽방촌에 거주중인 A(73·여) 씨는 “그동안 무료급식소에서 계속 끼니를 해결한터라 앞으로가 막막하다”며 “그 병(코로나) 때문에 내가 죽겠다”며 현 상황을 한탄했다.

종종 일부 노인들은 “언제 다시 문여는지 아느냐”라며 근처 시장 상인들에게 묻고는 다시 자택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중구의 한 교회도 매주 1~2회 운영하던 무료급식을 지난주 초 중단, 대체급식으로 도시락 배급을 선택했다. 그러나 배달 인력 등의 사정으로 현재는 이 도시락 마저 무기한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 아예 어르신들은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쌀 한봉지를 겨우 구매, 집에서 김치 한쪽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B(68) 씨는 “겨우 쌀 한봉지를 샀다. 다리가 아파 돈을 벌 수도 없다”며 “무료급식소가 장기간 운영하지 않는다면 굶어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아직 휴업을 결정하지 않은 지역 내 다른 무료 급식소들도 자원봉사자가 급격히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건 마찬가지 였다.

필요한 자원봉사 인원의 절반도 채 나오지 않는 상황에 휴업하는 무료급식소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이런 무료급식소 운영중단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에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시 관계자는 “우선 개인이나 기업의 사비로 운영중인 무료급식소를 파악하는 등 더욱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취약계층의 복지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