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그제 입춘이 지났다. 입춘은 한해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봄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겨우내 꽁꽁 얼어 움츠렸던 대지에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고 농가에서는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때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은 새해를 시작하여 처음 맞는 절기인 입춘에는 대문이나 문지방에 입춘방을 붙여 가족과 이웃의 복을 빌고 한해의 풍요를 기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시작하는 입춘을 맞이했지만 필자의 마음은 예년과 달리 입춘대길의 여유 보다는 꽃샘추위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마음을 일컬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하는듯 싶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감염증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고 감염증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언제 종식될지 기약이 없어 안타깝다.

중국발 감염증은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대기업에서는 중국의 현지 사정으로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국내 내수경기 전반에 어려움이 감지되고 있다.

지방 관광도시인 우리 보령시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에는 겨울바다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이 줄을 이었으나, 감염증 확산을 우려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리고 주말이면 2~3만 명이 찾던 겨울철 대표 관광지인 천북굴단지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연초 각급 기관 및 단체에서 계획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면서 지역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우리 지자체는 하루라도 빨리 감염증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과 혐오감, 편견을 부추기는 유언비어 및 거짓정보 차단에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국민들은 정부 및 지자체의 방역당국을 믿고, 감염증 예방 국민행동수칙을 정확히 숙지하여 실천을 생활화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그래서 보건당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제 외출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익숙하지 않아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이는 자신을 보호하는 동시에 모르는 사이에 잠재적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자신으로부터 타인을 보호하려는 배려의 마음이기도 하다.

마스크는 일반 천으로 된 것보다는 검증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더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생활화하고, 평소처럼 잘 먹고 잘 자면서 신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감염증을 예방하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한민국의 현재 의료기술 및 방역체계는 세계 최고수준으로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사태를 국민과 함께 효과적으로 차단한 경험이 있다.

온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아 이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더욱 따스하고 꽃피는 봄이 우리 곁에 멀지 않았음을 확신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