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준 청주시 도시재생기획단 오송전략팀

오송(五松)은 신라 말 대문장가 최치원이 이곳에 머물며 후학 양성에 힘쓰면서 오행설에 입각해 다섯 그루 소나무를 심은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장수(長壽)라는 꽃말을 가진 소나무는 생명공학의 세계적 클러스터로 나아가고 있는 오송과 참 잘 어울린다.

글의 제목을 '왜 오송일까?'로 한 것은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고자 함이 아니다. 청주시와 충북도의 뜨거운 감자는 왜 오송일까라는 물음을 던졌던 기억에서였다. 청주시 도시재생기획단 오송전략팀에 발령받은 지난해 7월, 그런 의문을 품고 업무를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조금씩 그 궁금증이 해소됐다.

20여 년 전 평범했던 농촌 마을에 국내 최초 생명과학단지 조성이라는 대규모 사업이 시작됐다. 그 후 식약처를 비롯한 6대 국책기관이 이주해오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제1·2생명과학단지가 조성된 데에 이어 약 6612㎡ 규모의 제3생명과학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니 가히 상전벽해라 할 만하겠다.

다만 그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함이 있었다.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이라는 기치 아래 산업단지 중심의 인프라 조성이 선행돼 주민들이 만족할 만큼의 정주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다. 자리 잡지 못한 대중교통 체계와 도심 교통 혼잡, 부족한 생활편의시설과 함께 악취와 불법 소각 등의 민원이 아직도 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렇다 보니 오송은 바이오헬스산업이라는 정부 선정 3대 신산업과 주민 정주여건 개선이라는 두 개의 큰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기에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청주시청 22개 부서가 오송 발전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54개의 사업을 펼치고 있고 그 안에는 앞서 언급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분야부터 교통, 문화, 체육, 생활환경까지 포함돼 있다. 해당 팀은 사업들을 검토한 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주민들이 실제로 원하고 필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고, 오송의 국책·연구기관 직원들의 의견도 들었다.

그렇게 의견을 수렴한 결과 여전히 일상생활에 밀접한 교통·생활·환경 분야에 대한 욕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부문과 관련 가장 많았던 의견은 오송역과 접해 있는 지하차도의 교통 혼잡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새로운 지하차도 개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 주민들의 문화생활 욕구를 해소하고자 대규모 전시 행사와 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충북 청주전시관이 2023년 준공 예정이며, 건강한 여가활동을 위한 다목적체육관 역시 제2생명과학단지 내 지어질 예정이다. 연제저수지는 수질 개선 및 활성화 사업으로 악취 개선은 물론 수변 경관까지 좋아져 쾌적한 생활환경과 함께 산책로의 기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지체됐던 역세권 개발 사업이 지난해 10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오송 발전의 큰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멀고 쉽지 않은 길이다. 많은 분야의 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주민들이 바라는 여러 과제가 남아 있고 장기 추진 사업들이 미완의 상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주민과의 소통으로 함께 고민하며 헤쳐나간다면 정주 여건은 머지않아 개선될 것이다.

그동안 무심천이 중심이던 청주 발전이 이제는 미호천을 향하고 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세계 여러 선진국이 차세대 젊은 산업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을 꼽고 있고, 그 중심에 오송이 있으니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심은 다섯 그루 푸른 소나무가 천 년이 훌쩍 지나도 울창한 생명과학의 숲이 돼 우리나라, 우리 시민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명의 땅을 만들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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