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출마’ 黃, 중진에 희생 요구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아”
홍준표 “할만큼 해”…무소속 불사
김태호도 “험지 전용 철새 아냐”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승부수가 당 대표급 및 중진들을 향한 '공천 칼바람'으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자 격한 반발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우리가,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중진의원들도 저와 생각이 같으리라 생각한다”며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고향인 영남권에서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물갈이'에 반발하는 영남권 중진들을 겨냥한 것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권유받은 홍 전 대표나,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총선 채비를 하는 김 전 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홍 전 대표는 9일 "지난 25년간 할만큼 했다"며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SNS에 "나는 승부의 순간 단 한 번도 머뭇거리거나 비겁히 회피하지 않았다"며 "당에 입당한 후 지난 25년간 저격수, 험지출마를 계속 하며 당을 지켰고, 당 해체를 막기 위해 절망적이었던 탄핵 대선 때도 당 요구에 따라 경남 지사를 중도 사퇴하고 출마해 당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는 내 정치 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출마"라며 "나는 손바닥 위 공깃돌도 아니고, 들러리도 아닌 홍준표"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고향 출마를 설득 못하면 무소속 출마를 당하느냐의 문제"라며 "공천이 되면 양지이고, 제거되면 험지가 될 뿐"이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전 지사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종로 출마는 당 대표로서 하는 것"이라며 "선거는 인위적인 정치공학이 아닌 지역적 특성이 있다. 제가 '험지 전용 철새'도 아니고 제 지역을 떠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 지역구에서 재선을 노리는 다선 의원들도 이러다 전체 선거판을 망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끓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10일 회의에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 전 대표, 김 전 지사의 출마 지역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여기에 226개 지역 공천 신청자 647명에 대한 심사에도 나선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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