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노래한 혁오, 새 앨범서 '사회'로 시선 넓혀
"인기 이유 잘 모르지만 그저 감사…좋은 음악 들려드릴 것"

▲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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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이전 앨범들과 분리하고 싶었어요. '사랑으로'는 그 전 앨범과 비교했을 때 저희의 태도나 대하는 방식이 확실히 달랐습니다."(보컬 겸 기타리스트 오혁)

혁오는 지난 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새 앨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의 말처럼 지난달 30일 발매된 '사랑으로'는 이전 발표한 앨범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변했다.

우선 수록곡 '헬프'(Help), '헤이 선'(Hey Sun), '실버헤어 익스프레스'(Silverhair Express), '플랫 도그'(Flat Dog), '월드 오브 더 포가튼'(World Of the Forgotton), '뉴 본'(New Born) 여섯 곡이 모두 타이틀곡이다. 팬들 사이에선 "타이틀곡 빼고 별로다"라는 농담도 나왔다.

혁오가 전곡 타이틀을 내세운 데엔 여섯 곡을 차례대로 쭉 듣도록 하려는 의도가 숨은 듯하다.

모두 다른 곡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가지 서사로 연결되기 때문에 수록곡을 모두 들어야 비로소 앨범을 '제대로' 감상한 게 된다.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곡들을 개별로 분리해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나로 쭉 이어서 앨범 자체로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기타리스트 임현제)

앨범이 하나의 이야기인 만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뚜렷할 터. 앨범명 '사랑으로'가 힌트다.

혁오는 앨범 소개에서 장석주 시인이 쓴 '사랑에 대하여'를 인용해 사랑은 여전히 유일하게 모순과 부조리의 골짜기에서 신음하는 우리에게 손을 뻗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앨범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여러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사랑'을 제시한 셈이다.

"사랑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죠. 그러나 사랑만큼 진정으로 원하고 절실한 마음은 없다는 점에서 (모든 사랑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사랑을 태도로 삼는 것.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이만한 해답이 없다고 생각해요."(오혁)

이들은 그간 20대 청춘이 겪는 여러 감정과 상념을 노래했다. 앨범 이름 역시 '20', '22', '23'처럼 리더 오혁의 당시 나이로 지었다.

그러나 이번엔 시선을 자기 자신이나 청춘이 아닌 '사회'로 가져갔다. 이런 변화에는 어떤 배경이 작용했을까.

"저 같은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사회를 이룬다는 것이 가슴에 와 닿는 시기가 왔어요. 사회적 이슈와 현상을 보며 '개인으로서 견지해야 할 삶의 근본적인 태도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스레 고민하게 됐죠"(임현제)

오혁 역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며 크고 작은 경험이 자신을 이 방향으로 이끈 것 같다고 했다.

"예전에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직면한 어려움과 나를 중심으로 한 비교적 작은 환경에 관심이 머물렀다면 이제는 그 범위를 조금씩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관용과 사랑이 결국 내가 살아가는 환경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천천히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오혁)

멤버들 마음에 묵직한 사회의식이 자연스레 스며든 것처럼, 앨범에 실린 음악 역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영국 리얼월드 스튜디오에서 곡 작업을 하며 나온 리프 하나, 멜로디 라인 하나, 코드 하나 등에서 시작해 앨범으로 풀어냈다.

"일상과 고립된 장소에서 앨범만 만들었어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순간의 사운드에 집중했던 거 같습니다. 작업하는 방식에서 달라진 건 완결된 데모가 없었다는 건데, 데모를 만들고 작업을 하면 데모에 항상 갇히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에요."(오혁)

이렇게 나온 '사랑으로'는 발매와 동시에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팬들로부터 혁오만이 할 수 있는 예술적 시도라는 평가도 들었다.

해외 팬덤도 탄탄해 월드투어도 앞두고 있다. 아쉽게도 드러머 이인우는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다.

이처럼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양손에 쥐었지만, 혁오는 인기 이유를 아직 잘 모르겠다며 그저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으면서 부담스럽기도 해요. 그 부담을 건강하게 이용해서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오혁)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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