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정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민원팀장

의사소통은 말이나 행동을 통해 상대방에게 자기 생각이나 감정 등의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상대방에게 잘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며, 또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자신에게 잘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상태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상대방과 다툼이 발생하면 "말이 안 통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런 문제는 상대방의 표현을 제대로 듣거나 보지 않아 잘못 해석할 때,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할 때, 그리고 감정적으로 표현하거나 받아들일 때 주로 일어난다.

최근 공익광고협의회 TV 광고를 인상적으로 봤다. 아역배우 김강훈이 출연해 "대한민국 듣기 평가, 잘 듣고 풀어보세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부하 직원의 말을 듣지 않는 상사, 엄마 말은 차단부터 하고 보는 자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고 마지막에 "말이 통하는 사회, 듣기에서 시작됩니다"라는 멘트가 나온다.

'대한민국 듣기 평가'라는 영상 속의 문제 제기를 통해 각자는 얼마나 남의 말은 잘 들어주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일단 상대방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보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이 실제 업무보다는 듣고, 말하고, 이해시키거나 메일을 보내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쓴다는 연구가 있다. 이는 미국의 AT&T 통신사에서 발표한 결과로, 고위 간부들의 경우 소통에 사용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의 15%에 달한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소통은 기본이 되며, 소통이 잘 안 되면 업무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타인과의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했는지, 상대방이 이해했겠지 하고 지레짐작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처한 곳곳에서 생각과 마음, 감정이 통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소통에 목마른 시대이다. 그만큼 소통을 향한 갈망 또한 간절하다.

필자는 대안 없는 비판이 아닌 방향성을 제시하는 생각이 통하고, 감정이 통하고, 다름이 통하고, 마음이 통해 서로 오해가 없는 소통(疏通)의 시대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하나의 진실만 존재한다면 같은 주제로 그렇게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적 진실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남과 나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넓은 세계관과 자신의 가치관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때 타인과의 대화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갈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 의견만이 아닌 상대방의 논리 또한 정확히 알아야 함을 인지하고 경청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여러 의견을 공유하며 하나의 진리가 없다는 사실과 여러 가치관이 있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득하기 위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을 한번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어떤 것이 문제일까 등 타인과의 소통이라면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 기본이다. 결국 스스로를 이해하고(자기 인식) 타인을 공감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 타인의 변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변하는 것, 그것이 소통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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