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재 대전보건대 교수

인공지능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예측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막지 못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삶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졸업식 등 공식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이용하던 소비자는 인쇼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휴일에 가족과 부담없이 즐기던 공짜 전시회와 아이쇼핑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됐다. 눈에 안 보이는 바이러스에게 눈에 보이는 생활문화를 통째로 빼앗긴 셈이다.

오늘날 지구에서 목이 가장 긴 동물인 기린에 대한 설(說)이 있다. 기린의 선조는 원래 목이 짧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목이 길어지는 전염병에 걸렸고, 이 병에 걸린 어미가 목이 긴 새끼를 낳게 됐다. 목이 긴 덕분에 나무 꼭대기에 달린 먹이까지 먹을 수 있게 돼 더욱 번성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다윈의 진화론과 자연도태설은 목이 긴 기린이 높은 나무가지에 달린 먹이까지 먹을 수 있어 생존율이 높았고, 다음 세대에도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현재 기린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두 목이 중간 길이인 기린의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 ‘바이러스 진화론 가설’이 새롭게 주장되고 있다. 가설은 바이러스가 그 생물의 유전자로 변하거나, 생물의 잠재된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유전자를 작동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바이러스는 일정 부분 인간보다 더 우수한 유전자 형질을 가졌다고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기침을 하는 것도 기침을 통해 옆 사람을 감염시켜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바이러스의 생존전략으로 여겨진다.

바이러스도 감기처럼 약한 종류가 있고, 짧은 잠복기에 치사율이 80%에 이르는 매우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감기는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하며 번져나가고 있지만,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는 실험실에만 존재하고 있다. 강력한 치사율로 중간 숙주를 모두 죽이다 보니 스스로 소멸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 수준의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정성이 낮아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하며, 동물과 인간 등 이종 간에 전파될 정도의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높은 변종이 나올 때도 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 같은 사례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기침 할 경우 적극적으로 옷소매로 입을 틀어막으라고 알렸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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