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인재개발원 100m 거리에 임시집무실·숙소 마련
수용자 퇴소 시까지 모든 집무·회의, 일상생활 아산서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양승조 지사가 우한 귀국자 수용과 관련한 아산지역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수용시설 인근에 임시집무실을 설치하는 ‘배수진’을 쳤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31일 오후 아산시 온양5동 초사2통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을회관 1층 2개 공간에 임시집무실을 꾸리고 초사2통 마을에 숙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한 귀국자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경찰인재개발원과는 100m 거리고 양 지사는 이날부터 격리 수용자들이 머무르는 14일 동안 이곳에서 모든 집무와 회의, 일상생활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겠다고 설명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31일 아산 초사동 마을회관에서 현장 집무실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미치고 현장 집무실에서 보고받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31일 아산 초사동 마을회관에서 현장 집무실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미치고 현장 집무실에서 보고받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현장집무실에는 책상과 컴퓨터, 전화기 등 집기를 들여놨으며 비서실에서 근무 중인 직원 10명도 배치했다.

양 지사는 이 현장집무실에서 도정 업무 처리와 접견 등을 갖고 필요한 경우 현장 방문도 진행한다.

매주 월요일 개최하는 실국원장회의를 비롯해 도정 주요 회의 등은 숙소 옆에 회의실을 별도로 마련해 열 계획이다.

숙소에서는 양 지사 부부가 생활하며 식사는 인근 식당을 이용키로 했다.

다만 비서실 직원들은 각자의 집에서 출퇴근한다.

양 지사는 “저는 충청남도 도지사입니다. 도지사로서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우리 도민의 안전과 생명입니다”라면서 “220만 충남도민이 뽑아준

충남도 지방행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우리 도민의 걱정과 염려, 그리고 모든 불안에 함께 대처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이곳 현장에서 지금 이 상황을 철저하게 지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도지사 임시집무실 및 숙소 마련은 정부의 일방적인 임시생활시설 지정과 관련한 아산시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도지사의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양 지사는 “아산시민들의 염려와 걱정은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우리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시고 보듬어 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아산시민들의 걱정과 불안을 공감해 주는 마음, 동참해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또 이번 임시수용시설 선정과 관련한 루머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31일 아산 초사동 마을회관에서 현장 집무실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장집무실에서 회의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31일 아산 초사동 마을회관에서 현장 집무실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장집무실에서 회의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양 지사는 “정부가 아산지역 공공시설을 임시생활시설로 결정한 것은 천안지역주민의 반발에 의한 결정이 아니다”면서 “관계부처 비상회의를 통해 총 8곳의 후보지를 놓고 국가시설, 수용가능성, 의료적 측면, 공항접근성, 주민 이격성, 생활편의시설 등 총 6개의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했고 1순위가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이었다. 정부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 및 발표 과정에서 일부 혼선과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결코 정치적 사안을 고려해서 번복된 결정이 아니다. 아산시민도 천안시민도 모두 충남도민”이라면서 “만일 이것이 정치적 사안을 고려해서 번복된 결정이었다면 충남도지사로서 제가 먼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직을 걸고 명명백백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또 해당 시설 및 수용자들이 철저하게 격리 및 관리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주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양 지사는 “임시생활시설 설치에 따른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역 전파 가능성은 제로이다.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관리 속에서 정해진 규칙에 맞게 생활하게 되고 외출은 물론 면회도 금지되고 식사도 도시락으로 하는 등 사실상 감금생활을 하는 것”이라면서 “함께 수용된 교민들 간의 만남도 금지되며 이곳에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들 또한 의료폐기물로 분류되어 절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또 이곳 생활시설 출입구에는 거점 소독시설이 설치되어 음식물 및 생활필수품 등 수송차량과 인력에 대해 철저한 검역과 차단이 이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지사는 “임시생활시설에 있는 우리 국민들도 임시생활시설 인근에 있는 우리 주민들도 우리가 옆에 있어줄 때 더 큰 힘이 생기고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지금 누구보다 힘든 사람은 앞으로 14일 동안 1인 1실에서 그 누구와도 말도 나누지 못하고 홀로 밥을 먹으며 홀로 자야 할 우한에서 오신 700여 우리 국민들이다”라며 “격리되어 있는 우리 국민들이 모두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애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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