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강동대학교 사회복지행정과 교수

86만 문화교육도시인 청주시에 문학관이 없다. 시민과 문학인, 타 지역단체, 그밖에 많은 사람들과의 문학적 교류와 소통의 장이 되어줄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청주는 인구 86만이 거주하는 대도시며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1377년 흥덕사에서 발간한 지역이다. 전체 인구 중 학생 및 교육분야 종사자가 4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대표 교육도시다. 현재 300여명의 문인들이 활동하고 역대 한국 문학을 이끌어 온 많은 문인을 배출한 곳이다. 또 우리나라 최초로 1인 1책 갖기 운동을 시작해 10여년째 전개해 오면서 1500여명의 시민작가·저자를 배출했다. 2006년부터 매년 책 읽는 청주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문화육성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학관이 없다는 것이 숙원으로 남아 있다.

몇 년 전 인구 3만명의 작은 도시인 강원도 인제군으로 문학기행을 갔었다. 이 도시에 잘 꾸며진 문학관 용도의 기반시설이 3곳이나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또 그곳 관계자로부터 청주시에는 어떤 문학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문학관은 그 지역의 문학을 담는 그릇이다. 그 그릇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문학관은 우리 문학 기반시설 중 가장 중요하다. 문학관이 존재한다는 것은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깊은 사유의 결과를 드러내는 창의성과 인성교육의 백미이다. 선진도시가 '글쓰기, 말하기, 깊이 생각하기' 같은 창의적 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인성과 감성을 겸비한 '전인적 인간'을 키워내기 위함이다. 국내에는 106개나 되는(공립66·사립40) 문학관이 지역 또는 개인의 이름을 달고 세워져 지역문인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복원, 보존, 연구, 전시, 교육 등 그 기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문학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인구규모로나 도시형태로나 역사적 사료로나 월등한 우리 지역에는 문학관이 없다.

청주문학관 건립을 통해 86만 청주시가 4차혁명 시대를 맞이해 지역전체를 조망하며 청주출신 작고 문인 발굴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지역문인들의 사료까지도 정형화해 과거와 현재를 수집해야한다. 그들의 문학정신을 계승,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며 청주문학관을 찾는 내방객들에게 청주 고유의 역사와 전통, 정신문화를 보면서 한눈에 우리지역 문화와 문학, 시대정신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또 문학 체험학습 공간으로서 문학 학술세미나와 문예교실, 문학강연 및 문학작품 낭송회, 작품내용 재현 및 체험을 위한 세미나실, 공연시설을 통해 문학제, 낭송강좌, 강연, 교육, 기획전시, 경연, 체험, 창작 집필실, 문학상 시상, 문학캠프, 문학기행 등을 운영해야한다.

지역 인프라를 이어줄 수 있는 다기능 공간으로 시민들을 모을 수 있는 청주문학관은 청주시민과 청주지역 문인들 모두 숙원사업으로 시급히 이뤄져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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