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 한범덕 청주시장
트램 도입, 용역 통해 검토중… 미세먼지 줄이기·구도심 활성화 ‘복합적 정책’
쓰레기 배출량 저감, 시민 참여 중요… 재활용품 모으기 등 보상제도 연구중
시민 안전보장 다양한 사업·활동 진행, 4차 산업 선도도시 만들기도 박차

▲ 한범덕 청주시장이 집무실에서 충청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한범덕 청주시장이 임기 첫해인 2018년이 4년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시기였다면, 2019년은 시정운영 방향의 구체적인 지향점을 드러내는 해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시장은 '함께 웃는 청주'라는 시정목표에 걸맞도록 시정이 시민과 동떨어짐 없이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묵묵히 나아갔다는 점에서 후회는 없다며 방향성의 흔들림 없이 나아가 남은 임기도 성실히 수행한다면 시정목표에 부합했다는 시민들의 성원을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한 시장에게 2020년 시정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 충북본사 심형식 부국장

-올해 제일 역점사업은.

"쓰레기 줄이기와 대중교통 활성화다. 인구가 더 많은 도시에 비해 청주시의 쓰레기 배출량은 너무 많다.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인식하면서도 방법론을 모르는 것 같아서 재활용품 쉽게 모을 수 있고 우선 알루미늄캔, 페트병 모으기 쉽게 공공시설 우리 시청 산하, 읍·면·동사무소 등 사람들이 다중 모이는 곳에 모을 수 있도록 보상제도 연구를 지시했다.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잘 안된다. 두 가지를 역점적으로 할 것이다. 또 다른 역점사업은 대중교통 활성화다. 트램 도입도 용역을 통해 검토하고 있다. 트램 도입에는 많은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디젤차 운행제한 등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컸지만 미세먼지를 줄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노후경유차 폐차와 같은 정책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램 도입은 단순한 대중교통 대책이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복합적인 정책이다. 트램 도입은 또 구도심의 상권 활성화 방안이 될 수 있다. 구도심 상인들은 주차장 조성을 요청하고 있지만 구도심의 주차장 1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1억원의 예산이 든다. 트램을 도입해 빠르고 정확하게 도심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들이 도심에서 걸어 다녀야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오면서 청주시 조직이 어수선하다. 어떻게 활력을 넣을 것인가.

"요새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을 보는데 지금까지 내가 알던 조직하고는 다른 면을 배웠다. 리더십이라고 하면 민주적 리더십, 자유방임형 리더십, 독선적 리더십 등 다양한데 결정을 팀장 등 리더가 하는 것은 차선이지 최선이 아니다. 팀원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조직이 살아서 움직일 수 있느냐는 구성원인 팀원이 중요하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완벽한(radical)+솔직함(candor)'이 필요하다. 직원이 다 좋은데 업무에 생산성이 일어나지 않거나 맞지 않으면 노력하라고 이야기하는 데 타이밍을 놓치면 퇴출이 된다. 반면 다른 곳을 가서 맞는 업무를 만나서 꽃을 피우는 경우가 있다. 그때 왜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냐는 원망이 온다. 그건 아니다.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방법을 다시 찾던지 이 업무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특히 청주시 조직은 연공서열 등으로 평가를 했는데 이제 그런 것을 많이 바꿔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직원들과 어느 정도 일하다 보면 손발이 맞는다. 때가 돼 승진하면 읍·면·동에 내려간다. 내려간 직원들은 임기 중에는 다시 만나지 못한다. 손발을 맞춘 직원들이 오지 못하고 새로운 직원과 맞춰야 하니깐 공백이 생긴다. 그런 인사를 적재적소에 넣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는 시장이 일을 꼭 이 사람한테 맡겨야겠다 하면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조직이 너무 도식화돼 그런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통합 청주시 출범 5주년이 지났는데 공직사회 내에서 서서히 화학적 통합을 추진해야 할 때가 됐다. 한 번에 확 뒤집는 것보단 변화의 조심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년 한해 소통이 화두였다. 시장의 소통과 시민사회의 소통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것이 충분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나갈 것이지만 시장이 85만 시민을 일일이 만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직원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녹색청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이야기를 수렴할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폭적으로 수용이 되지 않았다고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시민이라고 전부 똑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찬성 반대가 팽팽하면 어떤 것이 맞는 것이냐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의견 소통 과정에 여러 가지 조정에 관해서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 내 의견을 안 받아 준다고 해서 불통이라고 하면 너무 일방적이다. 청주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방지를 위한 거버넌스를 하면서 190시간을 토론해 결론을 냈다. 하지만 시민의 대표기구인 시의회의 의견이 또 다를 수 있다. 올해도 숙제가 될 것 같다. 시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 지속해서 토론회 등을 열려고 한다. 또 1만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청주 시선'을 만들어 시민들의 의견을 골고루 수렴하려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모델로 연구하고 있다.”

-시정의 첫 번째 우선순위로 안전을 강조했다. 성과는.

"시장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일에 역량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시민들이 청주시에 요구하는 기본이자 시장이 시민들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의무이다. 이에 재난과 범죄 걱정 없는 안전도시 구현에 힘써 왔다. 공약사업으로 '재해 없는 안전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해 지난해 8개 마을을 선정하고 안전지킴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올해는 12개 마을로 확대한다. 연령대별 찾아가는 맞춤형 안전교육을 해 2019년 안전문화대상에서 청주시의 맞춤형 어린이 안전교실이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기도 했고, 지난해 11년 연속 물놀이 무사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구축을 완료한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은 교통사고, 화재, 범죄 등 CCTV영상을 실시간 통보해 신속한 현장 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연계해 2021년까지 재난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유관기관과 재난상황을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최초로 수립한 '청주시 범죄예방환경설계 종합계획'과 유흥가 원룸촌 공간유형별 셉테드 1단계 사업,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셉테드 2단계 사업의 지속 추진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 대통령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청주를 4차 산업 선도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는데 현재 진도는.

"청주시는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도시가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청주의 대표산업인 반도체산업을 더 강화하고자 고가의 성능평가용 장비를 구매할 수 없는 중소기업을 위한 시제품 제작, 성능평가, 기능성 테스트를 지원할 반도체 융합부품 실장 기술지원센터를 296억원을 들여 구축하고 있다(2022년 완공). 또 지난해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충북대, 오창과학산업단지 일부가 스마트 IT 부품·시스템 분야 특화지구로 선정돼 매년 국비와 지방비를 스마트 IT 부품·시스템 분야 연구와 산업 성장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대표적인 산업분야인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지난해 오송에 융합바이오세라믹소재센터 구축해 바이오기술과 세라믹 소재기술 융합을 통해 고감도, 고성능, 신기능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바이오세라믹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 기반구축과 더불어 융합바이오세라믹테크노베이터까지 구축하고 있어 바이오세라믹 소재 관련 연구부터 시험, 평가, 생산라인까지 원스톱 시스템이 완성되면 바이오산업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청주시에서는 자율주행차를 가상도시에서 시험 주행할 수 있는 지역 최초의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충북대학교 내에 추진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지역 테스트베드는 국가에서 운영 중인 K-CITY를 축소한 자율주행차 시험시설(C-track)로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고 상용화하려는 기업, 연구기관, 대학에서 청주에 관련 부서를 설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자율주행차의 중심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이에 걸맞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정책기획과·투자유치과에 각각 미래전략팀과 4차 산업혁명팀을 신설했고, 청주형 4차산업혁명 대응 비전전략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유좌석제를 시청 본관 3층에 전면 도입하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해 공무원들이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자리를 선택하며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착시켰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전 세계는 지금도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시에서도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계속해서 4차산업혁명 선도도시가 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저와 4000여 청주시 공직자가 지향하는 시정의 목표가 시민들께서 바라고 그리는 청주시와 같은 방향이기를 늘 기대한다. 우리의 목표는 서울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진다거나 세계 일등 도시가 되겠다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꿈꾸는 도시는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기억의 총합이자, 도로보다는 거리가, 직선보다는 곡선이, 속도보다는 안전이 보장받는 동시에 자연과 공존하면서 균형 있게 발전하는 곳이다. 그런 도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협조와 관심이 꼭 필요하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두고 비판해주는 감시자의 역할도 해주시고, '우리의 공간'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행동하는 깨어있는 실천가의 역할도 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에는 온라인 시민 의견수렴 플랫폼인 '청주시선'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대대적인 쓰레기 줄이기 시민실천 운동도 계획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정리=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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