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이른바 ‘우한 폐렴’ 사태로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한 폐렴 공포로 인한 외출 자제가 헌혈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국 혈액보유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30일 기준 전국 혈액보유량은 3.6일분에 불과하다.

원활한 수혈을 위한 적정보유량은 최소 5일분이다.

이에 적십자사는 혈액수급위기단계를 ‘관심’으로 정하고 협조체제 가동에 돌입했으나 효과는 녹록지 않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2~3일 내 ‘심각’ 단계 진입이 확실시 된다. 심각 단계 시 수술·치료 지연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혈액수급위계단계는 △관심(5일분 미만) △주의(3일분 미만) △경계(2일분 미만) △심각(1일분 미만) 순으로 높아진다.

대전·세종·충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비수도권의 혈액보유량은 전국 보유량과 비슷하거나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현재 혈액보유량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최근 단체헌혈, 헌혈버스운영 등이 취소돼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어 “(헌혈의집) 방문객이 감소해 거리 홍보를 시작했지만 거리에도 사람이 없다.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혈액보유량 부족은 헌혈자 수 감소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1월 헌혈자 수(29일 기준)는 17만8609명이다.

같은 시기인 지난해(22만3703명)와 2018년(22만1066명)보다 4만여 명이나 적다.

헌혈자 수 감소 원인으로는 우한 폐렴 공포로 인한 다중이용시설 기피가 꼽힌다.

대전 서구지역 헌혈의집 관계자는 “1월은 학생들의 방학기간이라 매년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우한폐렴까지 겹쳐 헌혈의집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시민들의 헌혈 참여를 당부했다.

기관 관계자는 “헌혈 과정에서의 감염을 막기 위해 모든 방문자의 발열과 여행기록, 호흡기 증상 등을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 손세정제나 기타 위생용품도 비치했다“며 “외출이 어렵더라도 헌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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