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도심 인접… 거점병원과는 27㎞ 거리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 6285가구·1만 7237명
입국 예정 김포공항과 120·130㎞ 떨어져… 이동거리 길어

▲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요시설
▲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 주요시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정부가 2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 전세기 입국자들의 임시생활시설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확정하면서 대상지 선정에 대한 합리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천안지역 국가시설 두 곳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돼 반발이 인 바로 이튿날 대상지가 전격 결정된데다 인구밀집 지역과의 거리, 공항으로부터의 이동거리 등이 감안되지 않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지난 25일부터 현지교민 귀국과 관련한 일정과 대책 등을 논의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충남 천안 등에 소재한 국가기관시설을 후보지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천안 지역 시설 두 곳을 특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발표를 연기했고, 이튿날인 29일 아산과 진천을 확정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날 임시생활시설로 아산과 진천지역을 확정한 배경에 대해 주민 밀집시설과 떨어져 있으면서 공항에서 무정차 2시간 거리 이내 도착 가능한 시설이고 유증상자나 확진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반경 1시간 내 종합병원이 위치한 곳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천안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구밀집 지역과의 거리 등 제반 여건을 심도있게 검토하지 못하고 대상지를 급하게 변경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대상지로 확정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은 직선거리 1.2㎞ 이내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위치해 있으며 주말이면 2000여명의 학생들이 방문하는 충남학생과학교육원과는 불과 300m 거리이다.

또 350m 인근에 480세대의 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1.7㎞ 반경에는 2000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위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점과 카페가 운집해 방문객이 많은 신정호와는 2㎞, 다중집합시설인 온양온천역과는 4㎞ 떨어져 있다. 주민 밀집지역과 떨어진 곳을 선정했다는 복지부의 설명과 분명히 배치되는 점이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우한 교민 수용시설의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결정은 합리적 기준도, 절차적 타당성도 결여돼 있다”며 “지방정부와 단 한 번의 협의도 없었고, 더 나은 대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아산으로 결정한 기준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역시 11개 공공기관이 위치한 충북 혁신도시에 위치해 있으며 인재개발원 반경 1㎞ 이내에 6285가구 1만 7237명이 거주하고 있다.

또 어린이집 4곳과 유치원 2곳, 초등학교 2곳,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1곳 씩 모두 10개 교육시설에 3521명의 학생과 유아들이 생활하고 있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면 혁신도시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이들 대상지가 거점병원과 거리가 가깝지 않다는 점과 공항과의 이동거리를 감안할 때 과연 합리적인 장소 선정인지 의문이 들고 있다. 경찰인재개발원의 경우 충남 거점병원인 단국대 천안병원과 27㎞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35분이 걸리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역시 충북대병원과 45㎞ 떨어져 있어 50분 가량이 소요되는 등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또 30일과 31일 입국하는 항공편이 청주공항이 아닌 분리 출입국이 가능한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오게 되는데 이 경우 임시생활시설과의 거리가 상당하다.

경찰인재개발원은 김포공항에서 120㎞,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130㎞ 가량 떨어져 있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입국자들이 각각 최소 2시간~ 2시간 30분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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