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갈등에 바른미래당 탈당
신당 창당 등 독자노선에 무게
안철수계 통반탈당 가능성 낮아
일부 혁통위 합류 가능성 제기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9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독자 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갈등에 대한 안 전 대표의 결정이다.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 등을 통한 독자 노선에 나설 경우 ‘안철수계 충청권 인사’들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당장 그 수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 등 독자 노선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안 전 의원 역시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라며 독자 노선을 시사했다.

앞서 안 전 의원은 정계 복귀 전에도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국민의당을 창당, '녹색 돌풍'을 일으킨 경험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당을 창당해 4·15 총선을 치르는 데 현실적인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이 불과 70여일밖에 남지 않은 데다, 충청권 현역의원 가운데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신용현·김중로·이태규·김삼화·김수민 의원들은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라는 점이 관건이다.

안철수계인 이들 의원의 동반 탈당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이태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안 전 의원이 '나는 한 분이라도 좋고, 열 분이라도 좋고 어쨌든 내가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 전 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세력을 규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의원이 일단 신당 창당에 나섰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도·보수 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합류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안 전 의원은 귀국 이후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국민의당 시절 안 전 의원과 뜻을 함께했던 인사들이 혁통위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혁통위가 그리는 통합의 그림이 보수보다 중도에 가까워지고, 안 전 의원이 신당의 한계를 절감할 경우 막판에 항로를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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