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금지가 불가능한 이유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28일 중국 수도 베이징 최고 번화가인 창안다제에 차량이 한 대도 지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부터 공포에 떨게 됐다. 일명 ‘우한 폐렴’ 때문이다. 우한 폐렴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증상으로는 발열, 오한, 기침,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비말 감염으로 전파된다. 잠복기는 최장 14일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모른다. 다만 박쥐·뱀 등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인들의 식습관에서 비롯됐다고 추측할 뿐이다. 이 병이 가장 무서운 이유는 백신·치료법이 없다는 거다. 현재(29일 기준) 국내 확진자는 4명이다. 중국 사망자는 130여 명을 넘겼다.

☞공포는 학습된다. 우리는 이미 사스·신종플루·메르스를 겪었다. 사스 사망자는 없었다. 하지만 신종플루로 263명, 메르스로 38명이 사망했다. 우한 폐렴은 메르스보다 전파력이 강하다. 방심할 수 없다. 불안감을 키우는 이유는 또 있다. 우한 봉쇄 전, 거주자 500만 명 이상이 도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들 중 6430명이 한국으로 이동했다는 빅데이터 분석이 있다. 이미 우리 주위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불안은 곧 화살이 된다. 공포는 공격으로 바뀐다. 정부의 대응은 안일했다. 세 번째·네 번째 확진자가 공항 검역망을 통과한 것이다. 그리곤 귀국 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로써 ‘불안’은 ‘불신’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믿어달라"라는 호소가 통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정부는 우한 지역 입국자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말이다. 불안한 국민들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 대응'을 울부짖는다.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국민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57만 명(29일 기준)이다.

☞정부는 국민 말고 국가도 본다. 외교적인 문제도 생각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강대국이다. 감염병을 이유로 강력 조치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때처럼 소극적인 이유다. 또 입국 금지는 WHO의 국제보건규칙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국민 바람과 달리 실현성이 낮다. 한편으론, 북한의 결단력이 부럽다. ‘중국 절친’ 북한은 중국을 잠시 손절했다. 북한은 중국과의 교통편을 아예 막아 버렸다. 우리도 입국 금지는 어려워도 촘촘한 대응이 필요하다. 국민이 더 이상 공포에 떨어선 안된다. 물론 과도한 공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력이 흐려져도 가짜 뉴스는 걸러야 한다. 개개인 위생수칙도 지켜야 한다. 더 이상의 확산은 없어야 한다. 2020년을 재앙의 해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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