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태권도외교학과 교수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로마 제정(帝政)기에 시인 유베날리스가 자신의 풍자시 10편에서 육체적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유베날리스는 로마인들이 신체의 강건함만을 추구하고 정신적 단련을 소홀히 하는 모습을 비꼬아 그렇게 말했다. '너의 신체가 건강하다면 당연히 너의 정신도 건전해야 한다'는 의미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의 정확한 해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정신적 건강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육체적 건강은 정신적 건강의 기초가 된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인간의 활동이 점차 다양해지고 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 같은 건강하지 못한 상황이나 환경들이 육체적 질병을 초래하기 쉽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정신적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건전한 육체는 건전한 정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새로운 정신건강과 신체적 건강개념이 보편화된 오늘날이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초조한 사람들이 위장 노이로제에 시달린다. 스트레스가 많은 관리자에게 당뇨병이 발병한다. 고민거리가 많을 때는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정신적 불안정은 곧 신체를 통해 나타나게 된다. 신체의 항상성이 무너진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을 유지하고 체력을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정신적 안정이 필요하다.

열심히 일하고 건강하게 생각하며 건전한 정신활동을 할 때 정신적 원인으로 생겨날 수 있는 신체의 병을 막아낼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병장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됐고 그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 준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에서는 미이라를 통한 환생을 믿었다. 그리스 왕은 장수를 열망했던 나머지 젊은 처녀들을 무참히 죽여 그 피를 체내에 수혈하다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진시황도 봉래도에 대규모 탐험대를 보내 불로사약을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4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결국 영원한 쾌락을 누리고자 갖가지 비방을 찾아 노력했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불로초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싼 약만 좋아하고 유명한 의사만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바로 신체의 고장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며 고장난 부분이라도 다시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데 있다. 인조병, 습관병, 성격병이라고 하는 현대 성인병의 노예가 되지 말고 대자연의 질서와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아울러 균형 잡힌 섭생과 규칙적인 운동만이 우리가 찾고 있는 불로초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고대 서양 의학 선구자인 히포크라테스는 일찍이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자연치유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렸다. 약과 치료는 이러한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질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정신적 안정은 생활이 편해지고 핵가족화 되면서 인간관계가 소홀해지기 쉬운 생활환경에 비춰볼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의 평화는 곧 육체의 건강을 지켜주는 열쇠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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