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발열체크·문진… 대기 인파
37.5℃ 이상… 외부 선별진료소로
무증상 환자 선별체제 아직 없어
질병관리본부 지침 시급한 상황
지역 다른 주요병원도 선제대응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병원 입구 차단합니다.” 28일 오전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 병실이 있는 충남대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내 유입을 막기 위해 주요 출입구들을 통제중이었다.

하지만 평소 익숙하게 다니던 출입문이 통제되자 외래 환자들도 갈 길을 잃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환자들은 “진료 예약이 돼 있다”라며 예약증을 흔들어보이기도 했지만 병원 안내요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병원 주요 입구를 차단했다. 본관 1B 출입구만 개방됐다”라는 안내만 되풀이 했다.

본관 1B 출입구로 이동하니 병원을 들어가기 위한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방문객 전원에 대해 발열체크와 문진 등이 진행되다보니 줄은 쉽게 줄지 않았다.

일부 환자들은 “병원 한번 들어가기 참 힘들다”며 불평 불만을 작게 토로했지만 대부분은 병원 측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모습이었다.

발열 체크를 통해 37.5℃ 이상의 증상이 확인될 시 해당 환자는 외부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로 이동된다. 그 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기본 검사를 마치고 기침, 발열, 근육통 등 우한 폐렴과 유사한 증세가 보일 경우 음압병동으로 격리되는 구조다.

이날 병원 본관 2층 진료대기실서 만난 한 할머니는 “우한폐렴 의심환자가 있다는 소리에 병원 예약을 취소할까 고민을 했다”며 “그렇지만 교수님 진료 예약 잡기가 워낙 어려우니 울며 겨자먹기로 왔다”고 두려움을 토로했다.

앞서 설 연휴기간인 지난 25일 충남대병원 응급실을 통해 우한폐렴 의심환자가 내원하며 긴장감이 높아졌으나 현재 해당 환자는 단순 폐렴으로 판명돼 현재 격리조치가 해제된 상태다. 충남대 병원 관계자는 “해당 환자는 우한 폐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국가지정음압병동에 격리돼 있던 환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해제하고 현재 일반 폐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한 폐렴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는 외부인 출입을 자제하고 보호자 1명만 출입 가능하도록 하는 등 병문안 통제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증상 환자를 가려낼 선별 체제는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3·4번째 확진자가 무증상 입국자로 파악되면서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기타 선별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위기관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발열 외 다른 증상을 선별할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질병 관리 본부 지침이 있어야 한다”며 “기본 사항 외 기준을 병원에서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다른 주요 병원들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일부 출입 통제와 선별진료소 설치를 추진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이날 오전부터 병원 주 출입구 한 곳만을 개방, 선별진료소를 만들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들어오는 모든 방문객에게 문진과 발열체크를 진행 중이다. 보호자도 환자 1인당 1명으로 제한, 외부 면회객을 전면 통제중이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은 주 출입구를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폐쇄하고 선별진료소 설치와 함께 의심환자 발생 시 외부 음압병실로 격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을지대병원도 병문안의 경우 보호자 출입증을 소지한 사람을 제외한 외부인은 병동 출입을 제한한다.

대전선병원은 29일부터 보호자 1명 외 입원환자 면회를 금지하고 선별진료소를 설치, 내부에 이동식 흉부 엑스레이와 독감검사장비를 비치할 예정이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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