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4·15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치 일선 퇴진을 선언했다. 이 전 총리의 돌연 불출마 선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총리는 입장문을 통해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세대교체와 함께 인재충원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정치권과 정당은 힘없고 홀대받는 사회적 약자와 일상적 삶에 급급한 민초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적극 챙겨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난 설전까지 만해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보폭을 넓혀나갔던 터라 이 전 총리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의 출판기념회에 꼬박꼬박 참여해 얼굴을 알릴 정도로 의욕적이었다. 이 전 총리는 4·15총선에서 세종, 천안갑, 홍성·예산 지역구 출마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높게 나왔다. 이 전 총리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총선에서 이 전 총리의 역할론이 그래서 강조돼 왔다.

정가에서는 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당의 세대교체 기류와 맞물려 있을 거란 분석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정당이 아닌 국민이 하는 것이다. 당내 역학구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전 총리가 총선에서 당선된 뒤 당내 입지를 굳힐 경우 당 지도부는 정치적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권유를 받거나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을 개연성이 있다.

충청대망론 유력 주자의 퇴진을 바라보는 시각은 착잡하다. 3선 국회의원에 충남지사,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전 총리는 충청의 정치 자산이다. 평소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이 전 총리는 결국 총선출마를 포기했다. 하지만 충청대망론은 접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변에서 나온다. 차기 대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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