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환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장

세상에 작은 쓰레기란 없다. 소중한 것과 쓰레기는 마음의 변심에서 시작된다. 국어사전에 보면 쓰레기란 '비로 쓸어 낸 먼지나 티끌, 또는 못 쓰게 되어 내다 버릴 물건이나 내다 버린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 또 도덕적, 사상적으로 타락하거나 부패해 쓰지 못할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정의된다.

백승권의 주옥같은 문장을 인용한다. 자기 곁에서 아무리 오랜 시간 동안 머문 것들이라도 쓰레기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사람의 손길에서 멀어져 간다. 자신이 다양한 이유로 본래 역할을 상실했거나 소유자의 취향의 변화로 인해 버려짐으로 해서 쓰레기로 변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그 물품이 적절한 대우도 받지 못하고 길거리를 더럽히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손을 떠난 물품은 쓰레기란 이름으로 바뀌어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된다. 소각되거나 재활용품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버려진 것들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아주 냉소적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는 쓰레기통과 종량제 봉투를 벗어나 아주 으슥한 곳에서부터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버려지고 쌓여 주변 환경을 더럽히고 있다.

자신들이 사랑하다 버린 물품이 적정 처리되지 못하고 쓰레기가 돼 거리를 더럽히고 위생해충의 온상이 돼 병균을 옮기고 심지어 이웃집 구성원들 사이의 다툼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등 사회 문제의 단골 메뉴로 올라오기도 한다. 규제를 강화하고 다양한 공익 캠페인을 벌이지만 시민의 의식전환은 아주 멀어 보인다. 공사를 하면서 불연성 폐기물을 여기저기 나눠 버린다든지 쌓아놓아 도시 미관도 해치고 환경문제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엔 1인 세대의 증가와 24시간 배달 앱을 통한 주문이 자유로워 일회 용기 사용이 폭발적인 증가 추세다. 일회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가 많이 있으나 귀찮다는 이유로 종량제 봉투라는 안전한 배출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 하나쯤은’하고 은근슬쩍 버리는 행위가 일상적이다. 쓰레기 종량제, 폐품, 분리배출, 환경 문제, 일회 용기, 음식물 폐기로 인한 환경…도시 문제와 해결 방안, 종국에는 지구 환경 문제까지 생각하는 교육을 학교에서 받았는데도 말이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쓰레기가 거리의 흉물이 된다.

'그동안 함께해서 고마웠다, 네가 있어서 행복했다.' 이런 감성은 아니더라도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손에 쥐고 있던 작은 조각을 지정된 방법으로 배출만 해주면 된다.

청주시의 쓰레기 배출량은 가히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환경 관리원들이 아무리 증원돼도 구석구석의 쓰레기를 처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시(85만 명)보다 도시 규모가 큰 수원시(120만 명)와 쓰레기 배출량이 비슷한 실정이다. 넘쳐나는 불법소각은 미세먼지로 태어나 시민의 코로 들어가게 된다.

다시 쓰고 바꿔 쓸 수 있는 물품은 재활용으로 투명 비닐봉지에 분리배출하고, 생활쓰레기는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기대한다. 세상에 작은 쓰레기란 없다. 모든 시민이 참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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